“포천 산 깎아 세운 요양병원, 계곡물 악취”

기숙사·세탁실 등 불법 증축 정화조 미가동 폐수 방류 의혹
병원 “불법건물 순차적 철거예정”

포천의 한 요양병원이 불법 건물을 지어 기숙사와 사무실, 세탁실 등으로 사용하고 정화되지 않은 병원 폐수를 2년여 동안 계곡으로 흘려보냈다는 의혹이 제기돼 관계 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요구된다.

 

14일 시와 주민들에 따르면 신북면에 위치한 H요양병원은 노인성 만성질환을 치료하는 180개 병상을 갖춘 한ㆍ양방 병원으로 2013년 7월에 준공됐다. 이 병원은 산 허리를 깎아 세워 건축시 최대 용적률로 지었기 때문에 증축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병원측은 준공 이후 곧바로 옥상에 60여㎡를 증축, 사무실과 세탁실로 사용하고 주차장 한켠을 없애 120여㎡에 달하는 기숙사 한동을 지었다. 이밖에도 크고 작은 불법 건물만 수동에 이른다. 특히 불법 건물인 기숙사, 사무실, 세탁실, 창고 등에 무단으로 전기를 끌어 사용하고 있어 화재에도 취약한 실정이다.

 

시는 그 동안 이 같은 불법 사실을 몰랐다가 지난 2014년 5월 장성요양병원 화재사건으로 21명이 숨지자 보건소, 경찰 합동으로 단속에 나서 H요양병원의 불법 사실을 적발했다. 시는 병원측에 불법 건물에 대한 철거명령을 내리고 이행강제금을 부과했다.

 

하지만 병원측은 지금까지 철거는 커녕 불법 건물을 버젓이 사용하고 있다. 또한 100t 용량의 정화조도 준공 초기에는 가동하다 월 150여만원의 비용을 줄이기 위해 2년여 동안 가동을 중단한 채 계곡으로 폐수를 흘려 보내고 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계곡 인근 주민들은 “날씨가 풀릴 때나 해질녘에 악취가 심하다”며 “환경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시 관계자는 “현장 조사해 불법 사항에 대해 형사고발 등 강력한 행정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병원 한 관계자는 “(불법 건물에 대해) 올해부터 내년까지 순차적으로 철거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정화조 가동여부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현재 이 병원은 160여명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직원들도 100여명인 가운데 기숙사에는 12명이 합숙하고 있다.

 

포천=김두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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