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처럼 돌본 ‘안산읍성’ 등산객도 함께 아껴줬으면

경기도기념물 제127호 ‘안산읍성·관아지’ 열혈사랑 이철연씨

“수리산을 찾는 등산객들이 안산읍성과 관아지터를 좀더 아끼고 사랑해줬으면 합니다”

 

지난 1991년 10월 경기도 기념물 제127호로 지정된 ‘안산읍성 및 관아지’의 곳곳을 내 몸과 같이 돌보고 있는 이철연씨(65).

 

이씨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 누구 보다 순수한 열정으로 지역 사랑에 앞장서고 있어 상록구 수암동 일대에서는 모르는 이웃이 없을 정도다.

 

처음 이씨가 안산읍성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경기도 기념물로 지정된 이후이며 더욱이 수암동에 위치한 수리산이 도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등산로가 정비되자 많은 등산객들이 찾으면서 시작됐다.

 

수리산을 찾는 등산객들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등산로에 버려지는 쓰레기 또한 늘어나기 시작하자 이씨는 쓰레기 줍는 일부터 시작했다.

 

등산철이 되면 불편한 몸으로 수리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안산읍성과 관아지를 돌며 등산객과 행락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를 치우는 일로 긴 하루를 보내곤 한다.

 

특히 지난 2013년 읍성 인근에 대규모로 조성된 야생화 단지에 많은 애착을 갖고 있는데 “꽃이 아름다운데 사람들이 함부로 하는게 싫다”고 말하는 이씨는 겨울의 끝자락이 지나고 봄이 완연한 시기에 야생화 단지에 구철초와 벌개미치 등을 지역 주민센터와 함께 심는 일을 자처하고 있다.

 

이후 야생화단지 내의 잡초제거는 물론 한 여름 가뭄으로 인해 강수량이 부족할 경우 목이 마른 야생화에 관개용수를 공급해 주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또한 안산읍성 및 관아지의 곳곳을 돌아보며 시설을 보완ㆍ관리하고 주변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 일 뿐 아니라 800m에 걸쳐 형성된 안산읍성 둘레길을 돌며 점검을 하는 일도 이씨의 몫이 됐다. 이처럼 이씨의 안산읍성 및 관아지 사랑은 끝이 없다.

 

“아주 오래전 축조된 성으로 보존 상태가 양호하지는 않지만 이철연씨가 지켜주고 있어 보존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는게 사실”이라고 안산시청 관계자는 말했다.

 

이씨의 안산읍성 및 관아지에 대한 사랑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지역주민들을 위해 매년 실시하고 있는 노래자랑 등 행사가 열리면 행사장 정리정돈과 행사가 마무리되면 이곳저곳에 버려진 쓰레기를 치우는 일도 잊지 않고 있으며, 겨울철이며 먼저 나와 누구라도 넘어질세라 마을 앞 제설작업은 물론 빙판길 염화칼슘 살포 작업에 앞장서고 있다.

 

“앞으로도 안산읍성 등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 일을 계속하겠다”는 질그릇 처럼 투박한 이씨의 말속에는 누구보다 따듯한 지역 사랑이 배어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안산=구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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