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맛있고 멋있는 수원으로 초대

아무래도 올해도 대세는 먹방, 쿡방일 것 같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밤 11시 이후 먹방은 다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모습이 나올 정도로 먹거리는 계속 진화해 매스컴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먹방 프로그램 중 유독 눈에 띄는 방송이 있다. 눈을 뜨면 아침을 짓고 밥을 먹으며 점심메뉴를 생각하고, 점심을 먹으면서 다시 저녁메뉴를 고민한다. 하루의 마무리는 소박하고 뜨끈한 아랫목에서 곤히 잠드는 것으로 끝난다.

이렇게 예능보다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방송이 뜨는 이유는 무엇일까? 돌이켜보면 그 시대를 대표하는 예능은 그 당시 사람들의 욕구를 대리충족시키는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개그프로그램부터 여행, 육아를 지나 이제 현대인이 원하는 것은 따뜻한 밥 한끼와 발 뻗고 누울 잠자리인 듯하다.

 

수원화성 축성 220주년인 올해는 수원화성 방문의 해로 지정됐다. 지난 2014년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외래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수원화성·화성행궁은 경기지역 방문지 중 2위를 기록했고 그 기세를 이어 지난달 18일자로 관광특구 지정까지 받으며 천만 관광객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같은 조사에서 외래관광객은 숙박, 음식, 서비스에 대해 각각 88.6%, 85.5%, 75.9%의 비율로 만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원시는 현재 식품접객업소 1만4천596개소, 모범음식점 258개소, 음식특화거리 104개소, 숙박업소 551개소 등 풍부한 수용시설을 바탕으로 관광지로서 유리한 조건을 지녔다. 이를 종합해볼 때 기존 인프라를 더욱 발전시켜 다시 찾고 싶은 수원을 만드는 아이템은 친절한 서비스와 맛있는 음식이다.

 

먼저 친절한 서비스 마인드는 주인의식에서부터 나온다. 당연히 자랑스러운 내 고장 수원이지만 그보다 좀 더 깊게 들어가서 수원의 구석구석이 모두 내 집이란 생각을 해보자. 화성행궁을 거실로, 광교호수공원을 안방으로, 나혜석거리를 작은방으로, 칠보산을 뒷마당으로 여겨보자.

손님이 천만명이나 오신다는데 누가 시키지 않아도 깨끗이 쓸고 닦고 광도 내야 하지 않겠는가? 언제 올지 모르는 손님들을 기다리며 우리 125만 주인들은 항상 ‘얼굴에는 미소, 가슴에는 친절’을 명심하자.

 

손님이 우리 집을 잊지 못하고 다시 한번 놀러 오게 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우리 집만의 손맛이다. 60여년 동안 수원의 고유 향토 음식인 갈비부터 30~40년 내공을 가진 순대, 최근 뜨겁게 떠오르는 통닭까지 ‘한번도 안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먹어본 사람은 없다’는 수원의 대표 효자 먹거리들이다. 

또 다양하게 발달한 22개의 전통시장 또한 각자의 강점을 가진 먹거리들을 내세우니 웬만한 손님이라면 우리 집의 손맛을 잊기는 어려울 것이다.

 

올해 수원시 신년 화두는 이인위미(里仁爲美)이다. 어진 사람들이 사는 아름다운 마을에서 펼쳐질 따뜻한 이야기 ‘삼시세끼-수원편’의 게스트로 천만명을 초대하고자 한다. 

침대는 과학이고 밥은 보약이라고 했다. ‘삼시세끼-수원편’은 천만인분의 밥에 뜸을 들이고 따뜻한 이부자리를 펼쳐놓고 일년내내 펼쳐질 힐링 에피소드를 준비하고 있다.

성공적인 구성을 위해서는 이곳 주인인 시민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관광객들이 매력있는 관광 수원을 느끼고 다시 한번 오고 싶도록 집주인의 적극적인 자세가 가장 필요할 것이다.

 

풍부한 관광 인프라와 따뜻한 인심이 모인 수원화성의 사대문으로 많은 분이 찾아오시길 기대해 본다.

 

민병구 수원시 환경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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