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수도계량기 동파신고는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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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가 또 다시 시작되었다. 한동안 따뜻한 봄 날씨가 지속되어 올해 겨울은 다 가는가 싶더니, 동장군이 다시 기세다. 지난 1월말, 혹독한 추위가 연일 이어지면서 전국 각지에서 수돗물 동파사고 소식이 이어졌다.

 

K-water(한국수자원공사)에서 수도업무를 운영하는 21개 지자체의 올 겨울 동파현황을 살펴보면 현재까지 계량기 동파 871건, 관로 동결 447건이다. 계량기 1천 전당 3.86건으로 수십 년 만의 추위라는 타이틀에 비해서는 양호한 편이다.

특히 위도 상 가장 북쪽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의 동파비율은 계량기 1천 전당 2.51건으로 전국적으로 가장 낮다. 동파방지팩 개발 등 기술의 발달, 그리고 계량기를 감싸는 보온재 설치 등 시민들의 철저한 준비 덕분이다.

 

수치로는 동파발생 비율이 줄었다고 하지만, 평상시에는 수도꼭지만 틀면 콸콸 쏟아지는 물이 막상 우리 집에서 나오지 않았을 때의 당혹감은 매우 크리라 짐작된다. 이렇게 동파가 발생하면 어디로 어떻게 신고해야 할까? 수도계량기 동파의 경우 각 지자체의 수도사업소에 신고를 하도록 되어 있다.

K-water는 파주, 광주, 동두천, 양주 등 전국적으로 21개 지자체의 수도업무를 위임받아 운영하고 있는데, 이 경우는 1577-0600으로 전화하면 된다. 그런데 한시가 급한 시민의 입장에서는 수도사업소 전화번호를 일일이 검색하는 것이 쉽지도 않을 뿐 더러, 내가 사는 지역의 수도업무를 지자체가 직접 시행하는지 K-water가 위탁 운영하는지 알 턱이 없다. 참으로 불편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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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가 나면 전국 어디서나 주저하지 않고 119를 누른다. 또한 전화번호 안내를 원할 때는 114를 누른다. 이처럼 ‘전국 어디에서나 특정번호를 누르면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해당 수도사업소가 자동으로 연결되게 할 수는 없을까?’ 하는 고민을 해본다.

 

혹자는 전국 백개가 넘는 지자체가 각자 수도사업을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현실화되기 어렵다고 할 수도 있지만, 약간의 통신기술과 기관간 칸막이만 없애면 충분히 가능하다. 오히려 이것이 국민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현 정부의 ‘정부 3.0’과도 일맥상통한다.

 

스마트폰 클릭 한번으로 쇼핑도 되는 이 시대에, 가뜩이나 물이 나오지 않아 불편을 겪고 있는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되어서는 안된다. 각 지자체들이 힘을 모으면 될 일이다. K-water도 같이 동참할 것은 물론이다.

 

조관식 K-water 수도권지역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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