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서현이 산책

정성수.jpg
여섯 살짜리 서현이

외할머니 손잡고 오릅니다

하늘에 뜬 아파트 승강기

지구별 위로 내려갑니다

꽃향내 피어나는 정원

깡충깡충 한 바퀴 돕니다

하얀 나비가 함께 펄럭입니다

허공 속으로 세워놓은 미끄럼틀

올라갑니다

푸른 하늘자락 만지작거립니다

세상 속으로 내려갈 때는

아주 빨라요

외할머니 손을 잡고

다시 승강기를 탑니다

엄마 아빠와 다 같이

가장 빛나는 꿈을 꾸기 위해

침대가 기다리는 집으로

작은 새처럼 호르르 날아오릅니다.

 

정성수

서울 출생. 경희대 국문학과 졸업, 동 대학원 수료. 시집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시』 『기호 여러분』 등 11권. 제1회 한국문학백년상, 제7회 앨트웰PEN문학상 등 수상. 현재 한국문인협회 시분과 회장. 양평문인협회 고문.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