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경제] 1인 가구가 가져올 경제적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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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식당, 1인 밥솥, 1인 주거공간과 같이 1인가구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가 부쩍 늘고 있는 모습이다.

TV에서도 혼자 사는 연예인들의 삶을 보여주는 예능프로그램들이 생겨나고 꽤 인기인 모양이다. 자취하는 대학생, 일을 찾아 독립한 사회초년생, 이혼이나 사별로 인한 싱글족 등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그런 모습에 더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것 같다.

 

가구구조가 변화하고 있다. 1인가구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1인가구는 지난 2000년 226만 가구에서 2015년 506만 가구로 급증했다. 2035년에는 34.3%를 차지할 전망이다. 네 가구 중 한 가구가 1인가구 인 셈이다.

 

1인가구는 특히 60대 이상의 노인인구를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다. 60대 이상의 1인가구 비중은 2000년 31.3%에서 2015년 34.0%, 2035년 53.7%로 상승하고, 20대는 같은 기간 23.3%에서 10.6%로 하락할 전망이다.

1인가구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가구구조의 변화와 함께 저출산ㆍ고령화 현상에 따른 인구구조의 변화가 맞물리면서 독거노인 가구가 증가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가구구조 변화는 경제구조를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4인가구 중심의 가구구조에서 1인가구 중심으로 변화한다는 이야기는 소비품목, 소비성향 등에서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해 진다. 흔히 싱글족이라고 불리우는 20ㆍ30대 1인가구는 평균소비성향이 상승하고 있는 반면, 60대 이상 1인가구는 소비성향이 하락하고 있다. 

여기서 평균소비성향은 한 가구가 벌어들인 소득 중에서 얼마만큼을 소비지출하는가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젊은 싱글족의 월평균 가처분소득은 193만원으로, 독거노인의 84만원에 비해 월등히 높다. 

젊은 싱글족은 상대적으로 높은 소득으로 레저, 오락, 스포츠, 문화 등의 소비지출을 늘리고 있는 반면, 독거노인은 식료품 및 주거비 지출 비중이 높아 소비성향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 

보건복지부에서 고시한 1인가구의 월 최저생계비가 60만3천403원임을 감안하면, 독거노인의 소득수준은 현저히 작음을 알 수 있다. 60대 이상 1인가구의 소득 규모가 절대적으로 작기 때문에, 자립성이 떨어지고 필수재적 품목 이외의 소비활동이 어려워 삶의 질 하락으로도 연결된다.

 

1인가구의 소비패턴이 변화하는 이유는 고용구조에 있다. 젊은 싱글족의 78.3%는 취업자인 반면, 독거노인 중 취업자 비중은 32.0%로 현저히 낮아 자립성이 떨어진다. 독거노인의 소비성향이 하락한 이유는 경기침체 지속과 이에 따른 고용불안으로 미래 안정적인 수입 확보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비록 소득이 늘어도 소비를 경직적으로 지출했기 때문이다.

 

1인가구의 특성을 이해한 대책들이 시급하다. 저출산ㆍ고령화로 설명되는 인구구조 변화만큼이나 가구구조 변화는 우리 경제에 중대한 이슈가 된다. 인구구조 변화에 대해서는 정책적 대응책을 적극적으로 강구하고 있지만, 가구구조 변화에 대한 인식은 부족해 보인다. 가구구조 변화의 특성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 경제구조의 재설계가 필요하다. 첫째, 장기적으로 인구구조 뿐만 아니라 가구구조 변화에 부합하는 주택ㆍ복지정책이 필요하다. 

1인가구 증가 추세를 반영하여 가족정책 및 사회적 안전망을 재점검하고, 3~4인 가구를 중심으로 편중되어 있는 가족 정책을 재고하여 다양한 사회구성원의 삶의 질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둘째, 독거노인 가구에게 근로기회를 확대해야 한다. 

재취업 일자리 확대 및 일자리의 질적개선을 통해 독거노인 가구가 안정적 소득에 기반하여 삶의 질을 제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산업측면에서도 1인가구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의 개발ㆍ보급을 통해 가구구조 변화에 부합하는 소비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재무설계 관리, 건강관리, 생활도우미 지원 등의 1인가구 맞춤형 서비스를 개발하고, 외식업계도 배달서비스나 1인용 전용좌석 등의 1인가구 맞춤형 소비환경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김광석 한양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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