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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아마데우스’
문화 리뷰

[리뷰] 뮤지컬 ‘아마데우스’

음향사고에도 기립박수… 오리지널 팀, 역시 명불허전!

지역의 유명한 맛집들은 모두 100년 전통, 500년 전통을 운운하며 ‘원조’를 갖다 붙인다.

아무리 원조가 남발한다해도 웬만한 원조집을 가면 실패할 확률은 드물다. 모든 원조, 즉 오리지널(original)에는 확실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뮤지컬도 마찬가지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에서 오리지널 팀이 한국을 찾는다는 소식이 들릴 때면 많은 뮤지컬 애호가들이 뜨겁게 반응하는 이유다.

 

뮤지컬 <아마데우스> 오리지널 팀이 한국을 찾았다. 그 첫 공연으로 지난 24일 용인 포은아트홀 무대에 올랐다.

 

<아마데우스>는 천재 음악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사랑, 절망, 성공과 죽음을 이야기하고, 그 안에서 겪는 인간적인 고뇌를 세밀하게 보여준다.

 

한국에서는 2012년 <모차르트 오페라 락>이란 이름으로 라이센스 공연을 선보이며, 큰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때문에 이번 오리지널 팀의 내한은 시작 전부터 많은 이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특히 아시아 첫 공연으로 한국을, 그 중에서도 첫 무대를 용인에 올린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었다.

 

이날 공연은 말 그대로 ‘환상적’이었다. 웅장한 세트, 화려한 조명과 의상, 역동적인 퍼포먼스, 강렬한 록 사운드와 만난 모차르트의 음악은 무대를 꽉 채웠다. 배우들이 객석 사이를 누빌 때마다 극은 더욱 현실감 있게 다가왔고, 함께 호흡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모차르트에 대한 질투심에 휩싸인 궁정악장 안토니오 살리에리로 분한 ‘로랑방’의 힘은 남달랐다. 모차르트를 질투하면서도 그의 음악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좌절감과 그를 향한 연민, 모차르트가 죽음에 이르렀을 때의 절규는 살리에리의 존재를 각인시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1부 내내 발생한 음향사고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공연 내내 들렸던 톡톡 튀는 소리와 마이크 끊김 현상은 극의 몰입을 방해했다. 관객들은 1부가 끝난 뒤 매표소로 달려가 항의 했고, 일부 관객들은 공연장을 나가기도 했다. 

물론 2부 공연이 시작하기 직전 “기술적 결함에 의한 사고였고, 관람료 전액을 환불해 준다”는 기획사 측의 발 빠른 대처가 있었으나, 관객들을 대하는 안내원들의 행동은 미숙했다. “질 떨어지는 공연을 보게 됐다”며 흥분한 관객에게 “저희도 아직 상황 파악이 안됩니다”라는 대답에는 최소한의 성의 조차 없었다.

 

이 모든 촌극을 뒤로하고도 관객들은 공연이 끝난 뒤 일제히 기립해 환호했다. 그리고 한국어로 “감사합니다 사랑해요”로 화답하는 배우들에게 더 큰 함성과 박수를 돌려주었다.

 

예기치 못한 사고에 많은 아쉬움이 남는 무대였지만, 그만큼 오리지널의 힘을 보여준 공연이었다.

 

송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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