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가 전쟁… 중소형마트는 울고 싶다

이마트 기저귀 시작… 대형마트·온라인몰 공세
상대적 유통비용↑ 지역 영세상인들 수익↓ 우려

대형마트는 물론 소셜커머스 등 온라인 쇼핑몰들이 앞다퉈 최저가 경쟁을 벌이면서 애꿎은 중소형 마트 소상공인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소비자로서는 이 같은 최저가 경쟁이 반가울 수 있지만, 이마트에서 시작한 최저가 판매 경쟁에 온라인 쇼핑몰까지 할인행사에 가세하면서 지역 영세 상인들은 수익 하락으로 이어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14일 경기지역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달 18일 기저귀 최저가 판매를 시작으로 국내 분유업계 주요 4개 사의 상품을 온ㆍ오프라인 통틀어 최저가 판매에 나섰다. 

이어 이마트에 대응하고자 롯데마트도 ‘남양 임페리얼 XO(800gㆍ3입) 3단계’ 등 분유와 기저귀를 일부 품목에 한해 최저가를 내세웠다. 쿠팡과 위메프 등 온라인 쇼핑몰도 가세했다. 이마트가 첫 상품으로 기저귀를 내놓고 하기스 매직 팬티를 장당 309.8원에 판매하자, 쿠팡은 해당 제품 가격을 기존 판매가 313원에서 310원으로 추가 인하했다.

온라인 종합쇼핑몰 G9는 14일부터 내달 8일까지 총 4차례에 걸쳐 매주 상품군을 달리해 총 150여개 품목에 대해 최저가 도전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이처럼 대형마트와 온라인쇼핑몰 간의 경쟁이 이어지자 도내 중소형 마트에서는 걱정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통업체들의 지나친 가격경쟁 탓에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특정 채널에만 집중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도내 중소형 마트 5군데를 둘러본 결과 이마트와 온라인쇼핑몰에서 팔리는 것과 같은 기저귀와 분유 제품이 최소 4천~최대 1만원 이상 비쌌다. 특히 이마트가 이달 내내 화장지, 샴푸 등 주요 생필품 20개 품목을 선정해 최대 60%까지 할인 판매하는 등 최저가 경쟁 품목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예고하면서, 지역 중소유통업체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수원시 권선구에서 개인 마트를 운영하는 이모씨(54)는 “대형유통업체와 달리 대리점을 통해 물품을 공급받기 때문에 유통비용이 상대적으로 더 들어 가격을 내릴 수도 없다”면서 “기저귀와 분유는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서 그나마 다행이지만 앞으로 생필품 등으로 더욱 넓어지면 지역업체들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정희 중앙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대형마트나 납품업체, 지역 중소슈퍼, 온라인몰 등에서 골고루 팔려야 하는데 매출이 대형유통업체 쪽으로 집중되면 출혈 경쟁은 물론 지역 중소유통업체들의 경영 위기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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