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군 최저가 알고보니… ‘눈속임 상술’ 고객님은 또 호갱님

온라인몰 가격경쟁 소비자 현혹

대형마트와 소셜커머스 등 온라인 쇼핑몰이 앞다퉈 최저가 경쟁을 벌이면서 중소형 마트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우려(본보 3월15일자 8면)되는 가운데 온라인 쇼핑몰이 제각각 내세우는 ‘최저가 전쟁’이 소비자에게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들 쇼핑몰들은 상품군 전체에 대한 최저가를 저마다 외치고 있지만, 실상은 상품군 중 특정 제품에 대한 최저가로 소비자를 현혹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달 기저귀를 시작으로 분유, 여성용품, 커피믹스 등 매주 한 제품씩 선정해 최저가에 판매한다고 선언했다. 이에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도 ‘최저가’로 맞대응 하고 있다. 쿠팡과 위메프는 이마트에 이어 기저귀와 분유 등을 내세워 최저가로 상품을 판매한다고 밝혔다.

G마켓의 큐레이션 쇼핑 사이트 ‘G9’는 내달 8일까지 주요 생필품의 온라인 최저가 판매를 표방하는 프로젝트 ‘지구! 최저가 도전’을 시작했다. 이번 주에는 기저귀, 분유, 물티슈, 화장지 등 6가지 상품군을 최저가에 판매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오후 2시 기준으로 G9와 위메프, 쿠팡, 옥션 등 4개 온라인 쇼핑몰 사이트의 가격을 살펴본 결과 한 업체가 상품군 전체를 최저가로 판매하는 곳은 단 한곳도 없었다. 다만 각 상품군 중 특별 제품을 최저가로 판매해,

 

소비자를 헷갈리게 하고 있을 뿐이었다. 예를 들어 분유 상품군에서 ‘매일 앱솔루트 명작 3단계(800g×3)’의 경우 G9(4만8천700원ㆍ개당 1만6천233원)가 가장 저렴했고, 위메프(5만2천900원ㆍ개당 1만7천633원)가 가장 비쌌다.

반면, ‘남양 임페리얼 X O 3단계 분유(800g×3)’는 옥션의 판매가(5만9천900원ㆍ개당1만9천966원)가 가장 낮은 반면 G9(6만3천원ㆍ개당 2만1천원)의 가격이 가장 비쌌다. 기저귀도 마찬가지였다. ‘보솜이 천연코튼 중형’의 가격은 G9가 개당 205원으로 가장 저렴한데 비해 위메프는 개당 233원에 판매되고 있어 가장 비쌌다.

 

최저가로 할인 판매하는 상품도 명확하게 표시돼 있지 않아 소비자들이 가격을 비교하기도 쉽지 않았다. 여기에 카드사별 할인율, 품목별 행사 쿠폰 등을 고려하면 ‘최저가’를 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업체마다 이벤트ㆍ마케팅 전략에 따라 시시각각 가격 우열이 뒤바뀔 뿐 고정적으로 한 상품군을 싸게 팔 수 있는 업체는 사실상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지금 진행되는 최저가 경쟁은 각각 물량과 혜택 등이 달라 소비자들이 같은 기준으로 가격을 비교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최저가’를 선언한 상품군을 미끼상품으로 내세운 듯한 양상”이라면서 “공정위 등에서 면밀하게 모니터링 하고,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주지 않도록 감시망을 작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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