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철태 단국대학교 피톤치드 연구소장

잣나무는 독성↓·항균능력↑ 고부가가치 제품생산 가능

피톤치드 연구소는 버려지는 잣나무 송이에서 피톤치드를 추출해 내 학계에 파장을 일으켰다.

 

침엽수를 잘라 추출해야 했던 기존의 방식을 뒤집으면서도 그 효과는 분명했기 때문이다. 15일 단국대학교 피톤치드 연구소 이철태 연구소장을 만나 피톤치드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피톤치드의 미래가치에 대해 들어봤다.

-피톤치드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지난 1995년. 당시 진행하던 연구를 위해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한 노(老) 교수가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며 자신이 건강을 유지하는 비법을 알려주겠다면서 액체가 담긴 작은 병을 주었다. 향을 맡아보니 상쾌함이 느껴졌다.

그 노 교수는 머리가 아플 때, 감기에 걸렸을 때, 스트레스가 많을 때 등 몸이 좋지 않다고 느낄 때 쓰는 만병통치약이라고 설명했다. 그 액체를 받아들고 우리나라로 돌아왔고 몸이 무겁고 가슴이 답답할 때 향을 맡으면 효과가 있었다.

그리고 가족들과 가평을 찾아 삼림욕을 즐길 일이 있었는데 그 액체에서 맡았던 것과 같은 향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이 피톤치드와의 첫 만남이었다. 이때부터 피톤치드 효과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오늘에 이르렀다.

 

-피톤치드 연구소는 국내산 잣나무 송이에서 피톤치드를 추출한다. 특별히 잣나무를 선택한 이유가 있는가.

각종 침엽수에서 나오는 피톤치드에 대한 종류별 분석을 시작하면서 잣나무의 학명이 피누스 코래이언시스(Pinus Koraiensis)라는 것을 확인했다. 우리나라 고유의 수종인 잣나무에서 우리 국민에게 가장 효과적인 피톤치드가 나올 것이라고 직감했고, 분석을 시작한 결과 독성이 가장 적고 항균능력이 탁월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휘발성이 강한 피톤치드를 어떻게 잡아 두는지 궁금하다.

공기를 풍선에 불어 넣어 가두는 것을 생각하면 쉽다. 하지만 가둬두기만 할 경우 피톤치드의 효능을 누릴 수가 없기 때문에 서방화(Release control)를 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서방화는 가둬둔 물질이 천천히 나오도록 하는 것을 뜻한다. 이를 위해 미세한 구멍이 나 있는 마이크로캡슐로 피톤치드를 감싸 천천히 새어 나오도록 했다.

 

-피톤치드의 미래가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피톤치드는 농업과 인체 분야에서 앞으로 더욱 탁월한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피톤치드는 친환경 항생제로서 고부가가치 기능성 농ㆍ축산품을 생산할 수 있다. 지금 쓰는 농약처럼 해충을 죽이면서도 인체에는 무해한 생산품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소, 돼지, 닭 등에 피톤치드가 첨가된 사료를 먹인 결과 항생제를 먹인 가축보다 건강하면서 질 좋은 고기가 만들어졌다. 

이정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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