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버 엔딩 ‘이웃 더비’ 수원·성남시장, 2차전 빅매치 예고

화제만발 ‘깃발 더비’ 승부 못가려

▲ 1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 성남FC의 경기 시작에 앞서 염태영 수원시장(오른쪽)과 이재명 성남시장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깃발 더비’의 승자는 없었다. 하지만 수원FC의 구단주 염태영 수원시장과 성남FC의 구단주 이재명 성남시장은 유쾌한 설전을 이어가며 또 한번의 ‘빅매치’를 예고했다.

 

수원FC와 성남은 1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2라운드에서 1대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는 양팀 구단주의 유쾌한 설전으로 내기가 성사되며 ‘깃발더비’라는 별명이 붙었다. 시민구단 간의 맞대결인데다 구단주들의 자존심 대결이 맞물려 팬들의 관심을 모으기 충분했다.

 

경기가 끝난 뒤 양팀 구단주는 취재진과 만나 입담을 이어갔다. 먼저 염태영 시장은 “성남이 형님뻘이기 때문에 많은 것을 배우려 했는데, 경기에서는 배울게 없었다. 

우리가 투지가 무엇인지 가르친 것 같다”고 웃으며 말한 뒤 “성남을 첫 승의 제물로 삼아 K리그 흥행몰이의 진원지가 되고 싶었는데 다음 기회로 미뤄져 아쉽다”고 말했다. 이재명 시장은 “수원FC를 우습게 봐서 죄송하다”라며 “다음 경기에서 선배의 쓴맛을 제대로 보여주겠다”라고 응수했다.

 

양팀 구단주는 스포츠에서 스토리가 갖는 힘이 대단하다며 입을 모았다. 이날 수원종합운동장에는 1만2천825명의 만원 관중이 몰려 지난해 8월30일 고양HiFC와의 경기에서 기록한 수원FC의 홈경기 최다 관중 기록(5천688명)을 2배 이상 넘었다.

 

염 시장은 “이번 경기를 통해 K리그의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라며 “프로스포츠가 지역 시민의 성원을 받았을 때 큰 시너지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자평했다.

 

이 시장도 “오늘 경기를 통해 축구에 관심이 떠났던 팬들이 되돌아온 것 같다. 시민구단도 대한민국 축구의 중심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라며 “다른 시민구단 구단주들에게 자극이 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깃발 더비’ 이후 다른 내기를 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이 시장은 “두 번째 승부에서는 결판을 내겠다”며 “다음은 시장실을 점령할까”라고 웃었다. 이에 염 시장은 “경기에서 패한 쪽이 상대팀 유니폼을 입고 시장 업무를 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라며 “축구팬들께서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제의해 주시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홍완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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