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백조는 우아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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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대상으로 심리특강을 하게 된다. 그런데 성공을 이루려는 자와 성공을 이룬 자 모두 공통적으로 관심 있는 특강 주제 중 하나는 ‘열등감’이다. 이는 우리 모두가 열등감에서 자유롭지 않음을 반증한다.

 

열등감은 다른 이와의 비교에 의해 자기가 뒤떨어졌다거나 자기에게는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는 만성적인 감정 또는 의식을 뜻한다. 이 땅에서 비교대상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없을 터이므로 열등감은 필연적으로 인간에게 자리하는 감정이기도 하다. 열등감에 빠지면 자신을 무능하고 무가치한 존재로 여기고 실제 자기를 부정하기도 한다.

 

그러나 상담에서는 열등감을 다르게 해석한다. 아들러(Adler) 심리학 이론의 핵심은 ‘열등감’과 ‘우월 추구 욕구’이다. 아들러는 정도에 따른 차이가 있을 뿐 대부분 사람들은 열등감이 있다고 하였다. 나아가 인간의 행동과 발달을 결정하는 것은 인간존재에 보편적인 열등감과 이를 극복하려는 의지, 즉 열등감에 대한 보상욕구라고 보았다. 열등감이 있기에 우리는 우월해지고자 하는 욕구가 생기고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일본 파나소닉을 창업한 마쓰시다 고노스케는 자신의 성공비결에 대한 답으로 세 가지를 말했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기에 부지런히 일해야 했고, 약하게 태어났기 때문에 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았으며, 초등학교도 졸업을 못했기 때문에 사람들을 스승으로 삼아 열심히 배웠다고 말이다. 아들러 역시 동생의 죽음과 자신 또한 병약했기에 병을 고치는 의사가 되었고 형에 대한 열등감을 바탕으로 아들러 심리학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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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움과 찬탄의 대상인 백조의 물밑 행동은 그다지 우아하지 않다. 물 위의 우아한 자세를 위해 부단히 발버둥 쳐야 한다. 누구나 부러워하는 사람일지라도 마음속 한편에 나름의 열등감이 자리한다. 그런데 어떤 이는 열등감이라는 감정에 크게 휘둘리지 않지만, 또 어떤 이는 열등감에 영혼을 저당 잡힌다. 그렇다면 열등감은 그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열등감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가 중요한 것이 아닐까 싶다.

 

필자는 특강의 마지막을 늘 이렇게 마무리한다. 내 삶의 걸림돌이 내 인생의 디딤돌이라고. 다만 걸림돌로 그칠지, 디딤돌로 도약할지는 내 태도에 달렸다고 말이다. 그리고 내 태도는 나를 바라보는 눈과 아주 밀접하다고 말이다. 긍정하기 어려운 자기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세상을 살아가게 하게 하는 힘은 오직 내게서 나오기 때문이다.

 

이주연 국제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치료학과 학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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