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오후 2시께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수원시청역 4번출구와 7번출구를 잇는 건널목에 노란색 폴리스라인이 둘러졌다. 건널목 절반가량에 지름 4m, 깊이 10㎝의 움푹 꺼진 도로침하 현상이 발생한 것. 도로는 한눈에 보기에도 쉽게 알 수 있을 만큼 주변보다 심하게 내려앉아 있었다.
갑작스레 도로가 무너져 앉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경찰은 건널목으로의 통행을 막아섰고, 시민들은 건널목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시민 K씨(25·여)는 “매일 대수롭지 않게 지나다녔던 도로가 마치 계단처럼 푹 가라앉아 무섭다”면서 “만일 싱크홀이라도 발생해 차나 행인이 빠져 대형사고가 날 것 같아 불안하다”고 말했다.
잠시 뒤 수원시청역의 도로침하 사고가 수습되기도 전 이곳에서 불과 4㎞가량 떨어진 곳에서 싱크홀이 발생했다. 오후 3시30분께 영통동 망포사거리 인근 건널목에서 지름 70㎝, 깊이 20㎝의 싱크홀이 발견된 것. 이곳도 수원시청역과 마찬가지로 망포역에서 500m밖에 떨어지지 않을 만큼 지하철 역과 인접한 곳이다.
어린 학생들이 지나다니는 학교 앞에서도 싱크홀이 발생했다. 앞서 오전 11시30분께 권선구 서둔동의 한 중학교 앞 도로에서 45인승 버스가 주차하던 도중 깊이 1m의 싱크홀이 발견됐다.
이처럼 신분당선 등 지하철역 인근에서 잇따라 싱크홀과 도로침하 현상이 발생하자 시민들은 지하철 공사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 시민 Y씨(36)는 “멀쩡한 도로가 갑자기 푹 꺼지는 것은 도로 아래에서 진행된 공사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이라며 “지하철 역 주변마다 이렇게 싱크홀이 생기면 불안해서 어떻게 사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공단 관계자는 “지하철역 인근에서 2건의 사고가 발생했지만 2014년 개통한 지하철 공사 때문에 지반 침하 현상이 발생한 것은 아니다”라며 “시의 귀책사유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시 관계자는 “(도로침하는)지난 2014년 12월 벌어진 지하철 개통 공사가 원인인 것 같다”며 “이로인해 상수도관이 파열되면서 누수가 발생, 지반 침하로까지 이어진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원인은 조사 중”고 밝혔다.
정민훈·한진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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