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양 당산초 ‘콩나물교실’ 초읽기… 학부모 대책촉구 서명운동

중앙도시위, 동양초 신설 부결 후폭풍
시교육청, 부랴부랴 ‘증축안’ 마련했지만
교실 늘려도 학급당 학생 34명 ‘과밀화’

인천시 계양구 동양지구 내 당산초등학교가 내년부터 ‘콩나물 교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정부가 최근 인근에 초등학교 추가 신설안을 부결시킨데다, 당산초를 증축해 교실을 늘려도 한 교실에 30명이 넘는 등 과밀학급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26일 인천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동양지구에 인구 유입이 늘어나 일대 초등학생 수가 최대 1천692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인근에 (가칭) 동양초교 신설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말 국토교통부가 중앙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동양초 신설계획을 부결시켰다. 학생 수요가 충분하지 않는데다, 입지가 부적절하다는 게 이유다.

 

시교육청은 동양초 신설 계획을 백지화하고 당산초에 12개 교실을 증축해 모두 48개 교실을 확보, 인근 학생을 모두 수용키로 했다.

 

그러나 이같은 시교육청의 계획에 학부모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학부모들은 시교육청이 국토교통부의 지적사항을 보완한 뒤 재상정할 수도 있는데, 이 같은 절차를 밟지 않고 일방적으로 당산초 증축에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당산초를 증축해도 교실당 학생 수가 34명에 달해 과밀학급에서 벗어날 수 없는 실정이다. 이는 교육부의 학급당 학생 수를 내년 23명, 2020년엔 21명까지 감축하는 계획에도 어긋난다.

 

사정이 이렇자 당산초 학부모와 인근 어린이집·유치원의 학부모까지 아이들의 학습권 확보 등을 주장하며 서명운동에 나섰으며, 교육 당국과 지자체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학부모 B씨(42·여)는 “이미 당산초교는 학급 과밀화가 상당 부분 진행돼 음악실과 과학실 등을 없애고 아이들을 밀어 넣는 상황”이라며 “당장에라도 동양초교 신설을 재추진해 미래의 아이들이라도 콩나물 교실에서 공부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신설학교 승인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만약 되더라도 오는 2022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은 당산초 증축으로 과밀화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다”고 말했다.

 

박연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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