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표준품셈 거부’한 성남시, 자제발주 도서관공사 경쟁률 ‘369:1’

성남시가 정부의 비싼 공사비 산정방식(표준품셈)에 반대하며 시장기준가격(표준시장단가)으로 자체발주한 서현도서관 건립공사에 무려 369개 업체가 입찰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성남시에 따르면 그동안 건설업계 등은 ‘공사비가 적으면 사업성 악화로 유찰될 것’이라며 비싼 표준품셈의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하지만 표준시장단가를 적용한 서현도서관 건립공사에서 369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이 나온 만큼 표준품셈을 주장하는 측의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성남시가 표준시장단가를 적용해 산정한 서현도서관 건립공사비는 총 207억 원. 표준품셈을 적용할 경우 소요되는 218억 원보다 약 11억 원을 절감했다. 성남시는 서현도서관 건립공사를 추진하면서 정부의 반대로 갖은 부침을 겪었다. 조달청은 성남시가 계산한 공사비가 너무 낮다며 지난해 11월부터 연거푸 4차례 보완을 요구하는 등 표준품셈 산정을 강요했다.

 

결국 시는 정부의 비싼 공사비 산정을 거부하고 지난 12일 서현도서관 건립공사를 자체 발주해 26일 개찰을 완료했다. 착공은 다음달 10일이다.

 

성남시 회계과 관계자는 “세금을 아끼는 것은 정부의 의무”라며 “앞으로도 표준품셈을 거부하고 표준시장단가로 예산을 아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2월 1일, 이재명 성남시장은 지자체가 300억 원 미만의 공사를 할 때 ‘표준시장단가’ 대신 ‘표준품셈’으로 공사원가를 산정하도록 한 정부의 지침에 대해 ‘제2의 사대강 사업’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편, 올해 성남시는 서현도서관을 비롯해 태평4동종합복지관, 야탑청소년수련관, 복정도서관 공사에 대한 입찰을 예정하고 있는 가운데 행자부예규에 따라 표준품셈으로 원가를 산출할 경우, 자체지침인 표준시장단가로 산정한 721억 원보다 약 50억 원이 비싼 771억 원이 소요된다.

 

성남=문민석ㆍ강현숙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