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로 버려질 수목들이 김포시 공직자들의 기지로 한강변 조류생태공원의 녹음으로 탈바꿈하게 됐다.
27일 시공원관리사업소에 따르면 사업소는 서울 고덕2지구 재개발로 지구내에 식재돼있던 20~30여년 수령의 수목 2천300여주를 들여와 최근 한강신도시의 대표 특화지역인 한강변 조류생태공원에 이식하고 있다.
수종은 은행나무, 단풍나무 등 19종으로, 수령을 감안할 때 고가의 나무들이다. 줄잡아 금액으로 따지면 20억원어치는 족히 된다는 게 사업소의 평가다.
사업소가 서울 고덕지구에서 재개발로 이런 우수한 고가의 수목들이 잘려나갈 위기에 처했다는 정보를 입수한 것은 지난 3월. 두철언 사업소장의 지인인 조합관계자로부터 이같은 사실을 접하게 된 것이다. 사업소는 즉각 내부 보고를 거친 뒤, 고덕지구 재개발조합과 협의를 벌여 조합의 비용으로 조류생태공원까지 2천300여주의 나무를 이송해주기로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에 따라 사업소는 예비비 2억원을 긴급히 식재비로 편성해 외부 업체에 의뢰하지 않고 필요한 인력을 고용하고 장비를 임대해 사업소 자체적으로 식재작업을 벌이고 있다.
보통 재개발에서 대부분의 수목은 이식비용의 부담과 가식 등의 어려움으로 폐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수목 재활용사업의 일환으로 조경적 가치가 뛰어난 우량 수목은 재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온 김포시는 이번에도 이같은 수목을 기증받는 데 성공한 것이다.
사업소는 5월초까지 식재작업을 완료하고 뿌리가 잘 내릴 수 있도록 집중 관리해 시원한 그늘과 푸른 녹지가 함께하는 힐링공간으로 가꿔 나갈 계획이다.
두철언 소장은 “수목을 새로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민들과 함께했던 소중한 나무를 기증받아 재사용함으로써 시민들이 수목 재활용에 따른 가치를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나무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들이 어우러져 조류생태공원에 또 하나의 스토리텔링을 만들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포=양형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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