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道 과학기술, ‘티핑포인트’ 눈앞서 좌절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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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되던 균형이 깨지면서 한순간에 차원이 다른 상태로 전환되는 극적인 순간을 말콤 클래드웰*은 ‘티핑포인트(Tipping Point)’라는 용어로 설명한다. 오랜 시간동안 한 분야에서 작은 노력들이 쌓여 임계점에 도달하면 갑자기 완전히 새로운 경지에 도달하는 분기점을 말한다. 

수행자 석가모니가 보리수나무 밑에서 깨달음을 얻거나 아리스토텔레스가 목욕탕에서 유레카를 외친 것, 물이 섭씨 100도가 되는 순간 끓으며 수증기로 전환되고 운동선수가 올림픽에서 세계신기록을 갱신하는 것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티핑포인트에 도달하려면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힘을 축적해야 하는데, 이를 강조하는 용어가 ‘1만 시간의 법칙’이다. 어떤 분야에서 달인의 경지에 오르려면 그 일에 최소 1만 시간, 매주 20시간 이상을 10년간 투자해야 가능하단다. 최근 약 7조원의 기술수출계약으로 대 성공을 거둔 한미약품의 경우 지난 15년 간 연구개발에 9천억 원을 투자했다고 한다. 이러한 노력은 수출계약이 성사되는 그 순간, 한미약품을 세계에서 주목하는 바이오기업으로 만들었다.

 

올해는 정부가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을 설립하고 국정(國政)에 과학기술정책을 본격적으로 도입한지 50년이 되는 해이다. 그 사이 우리나라 주력산업은 경공업(60~70년대), 중공업(70~80년대) 중심에서 자동차, 반도체 등 첨단산업(90년대 이후)으로 거듭나며 경제규모면에서 세계 11위,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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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는 지방분권과 자치제도가 도입되어 지역경제를 지자체가 책임지는 시대가 되었다.

이에 경기도는 2007년 광역지자체 최초로 과학기술전담부서를 설치하고 도정에 과학기술정책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경기도의회도 경제과학기술위위원회를 상임위로 운영하고 있다. 올해로 만 10년이 되는 해이다. 그 결과, 광교·판교테크노밸리와 같은 첨단단지 조성, 혁신적 중소기업의 기술개발 지원 등을 통해 가시적 성과가 나오고 있다. 

그동안의 투자와 노력이 티핑포인트에 도달해 세계적 수준의 지역 경쟁력으로 레벨-업 할 수 있도록 더욱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정책적 관심과 지원이 시급하다.

 

*캐나다 출신 작가이자 저널리스트(1963~)

 

이연희 경기과학기술진흥원 정책연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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