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이란 정상회담
이란을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2일(현지시각) 테헤란에서 가진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거둔 경제성과는 최대 456억 달러(52조 원)의 수주 대박으로 요약된다.
이를 통해 서방 경제제재 해제로 중동의 마지막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이란에서 제2의 중동붐 물꼬를 트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또 북한과 오래전부터 긴밀한 군사적 협력 관계를 맺어 온 우방국인 이란으로부터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한국 국민의 열망에 대해 지지를 표명해 주기까지 했다.
■ 최대 456억달러 양해각서(MOU) 체결
양국 간 체결한 양해각서(MOU)는 경제분야 59건을 비롯해 총 66건이다. 이를 통해 경제분야 프로젝트 30건의 수주가 확실시되며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총 371억 달러에 달한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이는 역대 우리나라 정상이 단일 국가 방문을 통해 거둔 최대 규모의 경제성과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그뿐만 아니라 ‘테헤란 쇼말 고속도로’ 추가 수주금액 5억 달러에 2단계 사업 수주 가능성이 큰 ‘바흐만 정유시설 프로젝트’ 금액까지 포함하면 최대 456억 달러의 수주를 기대할 수 있다.
이 같은 수주 대박이 가능했던 것은 1980년대 건설과 자동차, 전자제품 등의 분야에서 경쟁력을 보인 한국 기업에 대한 호감이 작용한 데다 최근 이란에 일고 있는 한류열풍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또 양국은 상대국 선박의 자유로운 항만 출입 보장을 위한 ‘해운협정’과 ‘세관 상호지원협정’을 체결했다. 우리 기업의 이란에 대한 높은 관심에 비해 투자절차나 정보가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었던 만큼 한국과 이란에 각각 ‘이란데스크’와 ‘코리아데스크’를 설치해 각국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고 투자정보도 공유키로 했다.
■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 116억 달러 수주
분야별로는 철도, 도로, 수자원 등 이란의 인프라 건설 분야에서 총 116억 달러 규모의 7개 프로젝트에 대한 우리 기업의 수주 물꼬도 트였다. 이란은 제6차 5개년 개발계획(2016~2020년)을 통해 평균 8%대의 경제성장을 계획 중인데 이를 위해 철도와 항만 등 인프라 개선과 석유·가스·석유화학 등의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토교통부와 이란 도로도시부는 박 대통령의 순방을 계기로 철도·도로 등의 인프라 협력 MOU를, 해양수산부와 이란 해사항만청은 항만개발협력 MOU를 체결해 한국 기업의 철도·항만 진출을 적극 지원키로 했다.
우리 기업이 참여를 추진 중인 구체적인 프로젝트와 관련해서는 53억 달러 규모의 ‘이스파한~아와즈 철도건설사업’이 이번 박 대통령 방문을 계기로 가계약이 체결됐다. 10억 달러 규모의 ‘테헤란 쇼말 고속도로’, 17억 달러 규모 ‘차바하르~자헤단 철도공사’ 등에서도 MOU 체결로 수주 가능성이 커졌다.
■ 이란, 북한의 핵개발 반대
북한의 핵개발과 관련해서도 이란의 반대의사를 확인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날 공동기자회견에서 한반도와 중동에서 위험한 무기, 핵무기가 없어지는 것이 우리의 기본원칙이며 한반도에서 평화를 원하고 원칙적으로 어떤 핵개발도 반대한다고 확실한 의지를 밝혔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란과 한국관계는 아주 중요하다.
이란은 중동 지역에서 중요한 나라이고 한국도 동아시아에서 중요한 나라며 54년간 양국 관계가 여러 분야에서 좋은 관계가 있었고 오랜 역사를 가진 두 나라의 지금 관계도 여러 분야로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이란과 북한이 군사 협력 등에서 오랜 우방인데다 이란 지도층에선 아직도 북한에 대한 호의적 시각이 남아 있어 이란이 과연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공조에 긍정적 태도를 보일지, 북한의 핵개발에 반대 뜻을 분명하게 밝힐지 등이 주목됐다.
강해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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