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 들이고도 ‘외로운 어린왕자’

하루 평균 관람객 174명… 교육·체험 프로그램은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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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억원의 예산을 투입한 경기도박물관 특별전 ‘어린왕자’가 개막 보름이 지나도록 평일 기준 관람객 수가 수 십명에 그친데다, 전시 연계 체험 프로그램이나 홍보마저 없어 부실 논란을 빚고 있다.

 

22일 경기문화재단 등에 따르면 경기도박물관은 프랑스 생텍쥐페리 재단이 지정한 국내 에이전시 SWG(Shinada Wooloo Group)와 오는 9월18일까지 특별전 ‘어린왕자’를 공동 주관한다.

 

경기도박물관이 한불수교 130주년과 박물관 설립 20주년을 기념해 ‘관장 핵심사업’으로 추진한 초청전이다.

 

앞서 도박물관은 세계 최초로 생텍쥐페리의 비행기 ‘코드홍 시문기(Caudron Simoun)’를 전시하고, 생텍쥐페리 재단과 개인 소장자들의 작품까지 모아 아시아 최대 규모의 특별전으로 홍보했다.

 

이를 위해 경기문화재단은 SWG 측에 총 4억 원의 전시 예산 중 선지급금 2억8천만 원과 중도금 6천500만 원 등 총3억4천500만 원을 지급한 상태다.

 

하지만 대표 전시품으로 홍보했던 ‘코드홍 시문기’는 없는데다 홍보 부족은 물론, 전시 연계 체험 교육 프로그램마저 운영하지 않으면서 관객으로부터 외면받는 실정이다.

 

실제로 지난 2일 개막 이후 19일까지 어린왕자전의 평일 관객수는 평균 44명에 불과하다. 지난 5~8일 임시공휴일을 포함한 황금 연휴 등 주말을 포함시켜도 일일 평균 174명에 그쳤다.

이는 메르스 사태가 발생했던 기간에 경기도미술관에서 이뤄졌던 특별전 ‘모니카와 떠나는 세계명화여행전’(2015년4월7일~8월23일)이 기록한 일일 평균 관람객수 185명에도 못미치는 것이다.

 

게다가 평일 단체 관람객이나 주말 가족 단위 관객을 위한 교육 체험 프로그램은 전혀 없고, 작품 및 전시 해설을 위한 전문 도슨트(안내원)조차 운영하지 않고 있다.

 

경기도박물관을 찾은 관객 이모씨(31)는 “‘어린왕자전’을 한다는 것은 이곳에 와서 처음 알았는데 팸플릿을 봐도 특별히 볼만한 것이나 (유치원생인)아이들과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서 보지 않을 것”이라며 “똑같이 돈 1만 원을 낸다면 키즈카페나 어린이 체험전시가 더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보삼 관장은 “전시 계획과 예산 집행 과정이 늦어지면서 불거진 일”이라며 “지난 주에 실무진이 홍보와 교육 체험 프로그램 등을 논의했고 6월부터 적극 실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류설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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