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게 제조·유통되는지 의문
판매자, 이윤보다 윤리 중요시해야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인가. 아마도 본질을 외면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제품의 본질은 안전임에도 불구하고 마케팅, 즉 판매 행위가 본질이 되었기 때문에 이런 상상할 수 없는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본질을 무시한 결과가 어떠한지를 다시 한번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다.
가격 경쟁을 이유로 보다 저렴한 상품을 만들고 최대 이윤을 추구하다보니, 보이지 않는 안전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큰 관심이 없었다. 윤리라는 단어를 거꾸로 하면 이윤이다. 이 말은 이윤은 윤리에서 나온다는 뜻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윤리라는 기반 없이 거둔 이윤은 언젠가는 비난 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현재 상품 판매망을 장악하디시피 한 대형마트들이 앞다퉈 PB상품이라는 이름으로 상품제조에 뛰어들면서 소비자의 안전망은 더욱 무디어 진 것은 아닌가 싶다. 대형마트의 생활용품 뿐만 아니라 식품 등의 PB상품들이 과연 안전하게 제조되어 유통되고 있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문제는 비단 일반 생활상품 뿐만 아니라, 서비스 상품인 금융상품에서도 다르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금융상품의 본질은 소비자에게 적합한 상품인가를 판단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마케팅에만 열중한 나머지 동양사태, 저축은행 사태 등과 같은 대규모 소비자 피해사태가 발생한 것도 금융분야의 가습기 사태라고 볼 수 있다.
사회 전반적으로 본질이 전도된 이런 모습은 쉽게 찾을 수 있고 현재 우리가 안고있는 여러 문제의 본질이라고 보여진다.
제품, 상품의 본질을 외면하고 마케팅만 집중하는 이런 현실을 바로 잡아야 할 때라는 점에서, 대형 마트의 PB상품이나 생활화학 제품들이 과연 소비자 관점에서 안전한 것인가를 전수 조사가 필요한 시점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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