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의원 표심갈려 문희상 완패… 비박 심재철 승리 이변

의장단 경선 엇갈린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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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의원이 9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뒤 당선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왼쪽) 정세균 의장이 회의진행을 알리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 경기 의원들이 9일 국회의장단 선거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 문희상(6선·의정부갑)·이석현 의원(6선·안양 동안갑)은 이날 오전에 열린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 모두 패한 반면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5선, 안양 동안을)은 당초 불리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국회부의장 경선에서 승리를 거둬 오후 본회의에서 부의장에 선출되는 기염을 토했다.

 

도내 의원이 전체 의원(123명)의 1/3 가량(40명)을 차지하고 있는 더민주에서는 도내 의원이 후보 경선에서 패한 반면 도내 의원이 122명 중 19명에 불과한 새누리당에서는 오히려 도내 의원이 후보 경선에서 승리를 하는 이변이 연출됐다.

더민주 문희상·이석현 의원은 오전에 열린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 총 121명 중 각각 35표와 6표을 얻어 71표을 얻은 정세균 의원에게 완패했다. 당초 예상은 문·정 의원간 양파전이었다. 일부에선 “마지막”이라면서 읍소에 가까운 승부수를 던진 문 의원이 막판 상승세를 탔다며 조심스럽게 승리를 기대하는 전망도 있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문 의원이 얻은 표는 정 의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문 의원의 완패 원인에 대해 우선 도내 의원을 하나로 결집시키지 못한 점을 든다. 이 의원이 일부 표를 잠식한다 해도 나머지 도내 의원 표를 응집시키는 데 성공했다면 50여년만에 경기도 지역구 출신 국회의장을 배출할 수 있었을 것이다. 막판 원혜영 의원(5선, 부천 오정)의 출마 포기도 문 의원에게 호재였다.

 

하지만 도내 의원 상당수가 이미 정 의원에게 마음이 기울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표심공략에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18대 국회부의장을 역임한 경력도 단점으로 작용한 반면 정 의원은 더민주가 국민의당에 밀린 호남 출신이면서, 차기 대권도전을 포기하고 국회의장에 나선 점이 승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의 부의장 경선 승리는 심 의원이 비박(비 박근혜)계라는 점에서 친박(친 박근혜)계에 상당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국회의장을 야당에 내준 마당에 여당 몫 국회부의장까지 비박계가 차지했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 심 의원은 후보 선출에 앞서 정견발표를 통해 “당의 화합과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온 몸으로 뛰겠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남은 임기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여당 부의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경선 상대인 4선 김정훈 의원에 비해 선수가 앞서는 점, 원내대표 도전을 포기하고 일찌감치 국회부의장 도전을 선언한 점 등이 승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후보경선에서 심 의원이 과반 이상의 표를 획득하자 새누리당이 개표를 중단, 김 의원과의 정확한 표차는 나오지 않았다.

 

심 의원이 이날 국회부의장에 선출되면서 안양 동안구는 19대 후반기 더민주 이석현 의원에 이어 연달아 국회부의장을 배출하는 영예를 얻게 됐다. 경기도 입장에서도 더민주 문·이 의원의 국회의장 경선 완패로 우울한 상황이었지만 심 의원의 국회부의장 선출로 분위기 전환과 함께 큰 힘을 얻게 됐다.

김재민·정진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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