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세종 고속도로의 남한산성 통과 문제가 7년 만에 재점화되고 있다.
‘남한산성 관통 서울∼세종 고속도로 반대 성남시민대책위위원회’는 20일 오전 성남시 중원구 남한산성공원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남한산성을 관통하는 서울~세종 고속도로 건설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성남환경운동연합, 성남의제 등을 비롯한 성남지역 50여 개 시민·환경단체와 주민협의체, 시의원 등으로 구성된 시민대책위는 “남한산성 일원은 성곽뿐만 아니라 반딧불이, 하늘다람쥐, 검독수리, 붉은배새매, 뜸부기 등 천연기념물 15종을 포함해 122종의 희귀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적 가치가 높은 곳”이라며 “이러한 자연생태적 가치가 높은 남한산성을 지하로 8㎞가 넘는 초장대터널을 뚫어 고속도로를 만들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가 서울~세종간 고속도로는 교통량이 훨씬 더 많은 경부와 서해안고속도로 중간 지점이 타당하다는 전문가 평가를 무시하고 중부와 중앙고속도로 사이에 건설하겠다는 것은 오로지 ‘세종시 공무원용’이라는 의혹이 있다”며 “그만큼 타당성이나 효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터널은 지상보다 4배 이상의 오염물질이 발생해 고농도의 오염물질이 환기구를 통해 배출된다면 그 피해는 결국 지역 주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공사 중 지하수 고갈은 물론 대형 트럭 등 각종 건설장비 탓에 소음과 분진, 안전사고 등을 유발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앞서 시민단체들은 지난 2009년 같은 노선의 ‘제2경부고속도로’ 사전환경성검토(초안) 과정에서도 ‘제2경부고속도로 남한산성 고가도로·터널 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반대운동을 벌여 무산시킨 적이 있다.
성남환경운동연합 김현정 사무차장은 “이 사업은 2009년도에도 추진됐다가 해당 구간 주민과 시민사회 반대로 무산된 바 있는데 정부가 7년 만에 또다시 주민의견을 무시하고 사업을 강행하고 있다”며 “정부는 총체적인 문제를 안은 이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세종 고속도로는 구리시 수택3동과 세종시 장군면을 잇는 총 길이 129㎞에 왕복 6차로로 연결한다. 구리∼성남 구간부터 올 연말 착공해 구리∼안성 구간은 2022년, 세종∼안성 구간은 2025년 각각 개통할 예정이다.
성남=문민석ㆍ강현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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