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기고] 라오스 교역, 경기도처럼 적극적인 자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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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임무를 맡게 되어 프랑스 파리를 떠나 한국을 경유하여 도착한 라오스는 비행기가 아닌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의 한국으로 온 듯한 첫인상을 내게 안겨줬다.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 다른 아세안 국가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지만 라오스는 예전 근무지와는 다르게 동남아시아에 위치하면서도 특이하게 한국의 옛 정취를 은은히 풍겨내고 있었다.

 

고요한 은둔의 나라 라오스. 2015년 기준 라오스와 한국의 교역규모는 약 2억 달러로 옆 나라 베트남에 비하면 100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경제적 측면 외에 정치, 문화, 지정학적 위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꾸준한 외교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또한 라오스는 우리나라의 중점협력대상국으로서 보건, 교육, 농촌개발 분야 위주의 유무상 원조를 제공하며 사회경제개발계획 목표를 달성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5월 중순 도착과 거의 동시에 주재국 대통령에게 신임장을 제정한 후, 우리나라와 라오스의 돈독한 우호협력관계 증진을 고민하던 중 경기도 대표단이 라오스를 방문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남경필 도지사와 경기도 기업인 14인 등이 팀을 꾸려 아세안 신흥시장 개척과 국제협력 강화를 목적으로 라오스와 미얀마를 6월 6일부터 6월 11일까지 순방하는 일정 중 라오스 부통령과 비엔티안 시장 그리고 라오스 경제인들을 예방하는 내용이었다.

 

경기도는 이미 라오스에서 2008년부터 초등학교, 청소년개발센터 건립, 농촌지역 여성역량 강화 등 10건 원조사업을 수행했다. 공무원 초청 연수와 새마을국제협력사업 등을 계획하며 활발한 교류를 이어가던 중, 남경필 지사의 방문을 통해 경기도의 확고한 협력의지를 보여주고 새로운 비전을 공유하는 등 보다 긴밀한 라오스와의 관계구축을 위해 사절단이 구성되었다고 하는데, 한-라간 협력 증진의 밑그림을 그리던 나에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겨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판캄 위파완 부통령을 만나며 남경필 지사가 언급했던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로의 라오스 인재 초청연수 외에도 경기도가 가진 카드는 다양했다. 글로벌 경쟁력을 구비한 우수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경기도 주식회사를 설립해 브랜드를 만들고 라오스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구상하고 있으며, 축구장 4개 건립을 지원해 국가 교류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었다. 

또한 신라웡 쿳파이툰 비엔티안특별시장이 요청한 농업 및 도시개발 협력 실현을 위한 기술센터 지원의 일환으로 경기도 비즈니스센터 건립을 고려하고 있으며, 센터에서 과수(果樹) 중심의 농산물 상품 다양화 및 판로개척 임무를 수행함으로써 비엔티안 시민의 소득증대와 우리 기업의 진출 등 상생의 미래를 전망하고 있다.

 

정중동(靜中動)의 라오스. 언뜻 고요해 보이지만 개발의 여지가 많은 만큼 빠르게 바뀌어가는 라오스와 우리나라의 교역 및 투자가 확대되기 위해서는 남경필 지사와 같이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포화된 한국산업의 세계화를 위해 산업고도화와 아울러 상대와 동반성장을 추구하는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국가를 대표하는 대사관은 당연히 이에 합당한 역할을 수행해 나갈 예정이나, 남경필 지사와 경기도같이 뜻있는 이들이 지원하며 함께 한다면 단순히 요식적 행위가 아닌 살아있는 역사가 펼쳐지는 것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순방이 훗날 라오스와 우리나라의 역사에 있어 또 하나의 시발점이 될 수 있도록 꾸준한 관심과 노력이 이어져 가길 희망한다.

 

윤강현 주라오스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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