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홀서 유독가스에 질식돼 위기에 처한 근로자를 극적으로 구조한 시민이 용인시로부터 모범시민상을 받는다.
주인공은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1동에 사는 소기평씨(56). 소씨는 지난 13일 낮 12시께 수지구 동천동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가다 희미하게 “살려달라”는 소리를 들었다.
오토바이를 멈춘 소씨는 주위를 살펴보다 뚜껑이 열려 있는 맨홀에서 소리가 들려오는 듯해 황급히 다가갔다.
맨홀 안을 들여다본 소씨는 깜짝 놀랐다. 근로자 1명은 유독가스에 질식해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었고, 1명은 탈출을 시도하며 “살려달라” 소리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맨홀은 깊이가 5m에 달해 혼자 힘으로는 빠져나오기 힘든 상황이었다.
소씨는 즉시 119에 신고하고 탈출을 시도하는 사람을 혼자 잡고 끌어올리려다 자칫 잘못하면 자신도 맨홀에 빠질 것 같아 큰 길가로 나가 지나는 시민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4명의 시민이 합세해 소씨가 맨홀에 빠지지 않도록 허리와 다리를 단단히 잡은 뒤에야 근로자를 가까스로 끌어올려 목숨을 구했다.
사고 지점은 평소 인적이 드문 곳으로 무심코 지나쳤다면 참사로 이어질 뻔했다. 의식을 잃고 쓰려졌던 나머지 1명은 현재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씨는 “나뿐 아니라 누구든지 그 상황에서 구조했을 것”이라며 겸손해했다.
이같은 소식을 전해 들은 정찬민 용인시장은 “위기에 처한 귀중한 생명을 구한 소씨의 행동이 매우 대견스럽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소씨에게 모범시민상을 수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용인=강한수·권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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