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수국(水菊) 지는 자리에 접시꽃 피다

수국(水菊) 지는 자리에 접시꽃 피다

- 또 다른 생(生)을 위하여

 

오월의 햇빛 속에

제 무게 겨워 지치고 여린 몸

기약만 믿고 기다리는

인고의 시간이여

힘겨워 내려앉는

어깨 추스를 때마다

창백한 눈물방울

뚝뚝 떨어지고

흩어진

눈물 한 방울

강이 되고

산이 되는 날

무성한

수국은 지고

접시꽃이 피었다

 

 

▲ 유경희

유경희

서울 출생. 중앙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한국시학>으로 등단. 글집 <하룻강아지의 꿈> 출간. 현 중앙대학교 사범대학 부속중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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