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재활용선별센터 추락사고 ‘의식불명’ 피해자 가족 현장 방문
안전불감증·응급상황 대처 질타
“작업자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데 어떻게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네요”
4일 오전 9시30분께 안산도시공사가 위탁운영하고 있는 안산시재활용선별센터 2층 사무실에는 지난달 24일 오후 3시께 시설물 수리작업을 하다 사고를 당해 10일째 의식을 찾지 못한 Y씨(43)의 가족 4명이 어처구니가 없는 표정으로 현장 관계자들과 힘없는 말을 잇고 있었다.
“높이 1.5m의 높이에서 떨어졌다는데 어찌 사람이 저리 의식을 찾지 못하는지 현장을 한번 봐야겠다 싶어 찾아왔다”는 Y씨의 아버지와 어미니 등 가족은 안산도시공사 관계자들과 함께 선별센터에 도착, 현장 관계자로부터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Y씨 아버지는 “현장에 스위치 작동에 따른 모니터가 없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작업장 컨베이어에는 안전을 위한 센서나 모니터 등이 설치돼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확인한 뒤 작업에 들어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미흡한 안전대책을 따져 물었다.
그는 이어 “현장에 안전장치가 설치돼 있지 않은 것 자체가 문제”라며 “사고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이어 가족들은 “사고 당시 현장에서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는 제대로 이뤄졌느냐”며 사고 후 조치 등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집어 나갔다.
이에 대해 공사 관계자는 “당시에는 자력선별기에 끼어 있던 이물질을 제거하는 작업을 하던 중이었다”며 “라인 전체를 일시 중단할 수 있는 ‘비상정지’ 버튼을 누르고 나서 작업을 해야 했는데 지켜지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안전 매뉴얼이 작동하지 않았음을 시인한 것이다.
그는 이어 사고 후 대응에 대해 “당시 소생술 등은 이뤄졌다”면서도 “자세한 것은 경찰 수사결과를 봐야 할 것 같다”고 즉답을 피했다.
작업 라인으로 이동한 Y씨 가족은 작업이 이뤄지는 과정과 사고 당일 기계를 정지하고 자력선별기를 수리하는 과정 등에 대해서 설명을 들었다.
“스위치를 작동한 직원을 볼 수 있느냐”고 요청한 Y씨 어머니는 “사람이 보이지 않은 상태도 아니고… 말이 안 된다. 어찌하면 좋겠냐”며 눈물을 흘리며 말을 잇지 못했다. 특히 어머니는 “다시 돌릴 수만 있다면 나를 어떻게 해도 좋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마지막으로 Y씨 아버지는 “사고 당일부터 큰 병원으로 이송해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그랬더라면 의식이 돌아올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인데 이는 누구의 책임 이냐”고 애써 질책했다.
이에 대해 공사 관계자는 “병실이 마련되지 않아 이송이 지연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짤막하게 설명했다.
안산=구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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