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온다 했는데… 꽉 막힌 배수로 탓에 하수 역류

동물 사체·공사 자재 ‘둥둥’ 버스·역 주변 곳곳 물웅덩이
지자체 “확인 후 신속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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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집중호우가 내린 경기지역 곳곳에서 각종 비피해가 발생했다. 양주시 3번국도 소래터널 앞에서 빗길에 미끄러진 차량이 전복돼 있다.(왼쪽 사진) 포천시 용정산단 내 도로가 침하돼 가로등과 구조물 등이 쓰러져 있다. 김두현오승현기자
중부지방에 최대 시간당 30㎜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졌으나 도내 지자체마다 침수를 대비할 배수로 관리에 미흡하면서 곳곳이 범람하는 등 시민들의 불편이 이어졌다.

 

5일 오전 11시께 80여㎜가 넘는 비가 내린 용인시 수지구의 한 근린공원 내 배수로는 한눈에 봐도 오랜 시간 방치된 모습이었다. 배수로는 비닐과 음료수 캔 등 쓰레기로 가득 차 세차게 내리는 비는 물론 주변에서 흘러 내려오는 빗물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한 상태였다. 

심지어 한 편에는 언제 죽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부패한 고양이 사체까지 발견돼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또 바로 옆 화단에서 무성히 자라난 풀들이 배수로 안까지 파고들면서 배수로는 빗물 흡수라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넘치는 빗물은 공원보다 지대가 낮은 인근 중학교 운동장으로 떠내려가는 상황이었다. 

이곳을 지나던 주민 S씨(21·여)는 “지난주부터 장마가 계속됐는데 배수로가 엉망이라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며 “최소한 배수로 안에 있는 고양이 사체라도 빨리 처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1시30분께 안양시 만안구의 한 공사장 앞도 빗물을 흡수하지 못하는 배수로 탓에 엉망진창으로 변하고 있었다. 쓰레기로 꽉 찬 배수로는 이날 100여㎜에 달하는 비가 쉬지 않고 내리자 범람했고, 주변 도로는 공사장에서 나온 흙과 뒤엉켜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특히 인근 공사장에서 쓰이던 부직포 등 자재들까지 배수로를 막으면서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이에 바로 옆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시민들은 설 곳을 잃고 차도로 내몰리기까지 했다.

 

같은 날 수원의 지하철역 주변 배수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성균관대역과 수원역 인근에도 배수로가 막혀 곳곳에 물웅덩이가 생기면서 시민들의 통행에 불편을 겪었다. 시민 B씨(33)는 “물웅덩이가 있는 줄 모르고 지나가다가 발목까지 다 젖었다”면서 “매년 장마철마다 이렇게 불편을 겪는 것을 알텐데, 도대체 왜 해결이 안 되는지 모르겠다”고 분개했다.

 

이에 대해 지자체 관계자는 “예상보다 많은 비가 내려 배수로 관리가 미흡했다”면서 “범람 등 침수피해를 입은 배수로를 확인한 후 시급히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조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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