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하천 정비’ 안일한 대처에… 인근 섬유공장 침수 피해

포천시·시공사, ‘집중호우 대비해야’ 주민의견 무시… 중장비 대기도 없어

▲ 집중호우로 침수된 섬유공장
포천시와 시로부터 소하천 정비공사를 수주한 시공사가 하천에 새 다리를 놓기 위한 가도 설치공사를 하면서 ‘흄관 단면이 작아 집중 호우시 침수가 우려된다’는 주민 지적을 무시했다가 4~5일 내린 비로 인근 섬유공장이 침수돼 수억 원의 재산피해를 발생시켰다. 이로 인해 시의 안일한 행정과 시공사의 안전 불감증이 도마 위에 올랐다.

 

6일 시와 시공사, H섬유공장 등에 따르면 포천시 소홀읍 송우리 일대에서는 지난해 11월부터 시가 발주한 송우천 소하천 정비공사가 공정률 30%를 보이며 한창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시공사는 송우천을 가로지르는 낡은 다리를 철거하고 새 다리를 놓고자 가도를 설치했다. 이때 물 흐름을 위해 가도 밑에 D1000㎜ 흄관 3개를 매설했다.

 

그러자 주민들은 “D1000㎜ 흄관은 평소에는 물 흐름에는 문제가 없지만, 집중 호우 시에는 통수 단면 부족으로 감당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시와 시공사 측은 “중장비가 상시 대기해 있어 집중 호우시 가도를 철거하면 된다”며 주민들의 주장을 일축했다.

 

하지만, 지난 5일 새벽부터 집중 호우가 쏟아지자 가도 밑에 설치한 흄관 3개가 상류로부터 떠 내려온 나무 등으로 막혔고 이 막힌 흄관이 오히려 수중보 역할을 해 하천수가 둑을 넘어 인근 섬유공장을 덮쳤다. 상시 대기하고 있다던 중장비는 어디에도 없었다.

 

섬유공장은 기계설비와 제품이 1m 이상 물에 잠기면서 수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H섬유 대표 J씨는 “5일 새벽 4~6시, 8~9시 두 차례에 걸쳐 물이 공장을 덮쳤다”며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D1000㎜) 흄관으로는 하천수를 감당할 수 없다며 교체를 요구했지만, 묵살 당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시 안전총괄과 관계자는 “시공사 측에 여러 번 안전점검을 시키고 가도 문제도 대비하라고 했는데도 이를 지키지 않아 발생한 사고다”며 “시공사 측의 안전 불감증으로 인해 발생한 사고인 만큼 공장 측과 보상문제를 협의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공사 측 관계자는 “물이 갑자기 불어나 발생한 사고다”며 “공장 측과 보상 문제를 협의해 원만히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포천=김두현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