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시·시공사, ‘집중호우 대비해야’ 주민의견 무시… 중장비 대기도 없어
6일 시와 시공사, H섬유공장 등에 따르면 포천시 소홀읍 송우리 일대에서는 지난해 11월부터 시가 발주한 송우천 소하천 정비공사가 공정률 30%를 보이며 한창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시공사는 송우천을 가로지르는 낡은 다리를 철거하고 새 다리를 놓고자 가도를 설치했다. 이때 물 흐름을 위해 가도 밑에 D1000㎜ 흄관 3개를 매설했다.
그러자 주민들은 “D1000㎜ 흄관은 평소에는 물 흐름에는 문제가 없지만, 집중 호우 시에는 통수 단면 부족으로 감당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시와 시공사 측은 “중장비가 상시 대기해 있어 집중 호우시 가도를 철거하면 된다”며 주민들의 주장을 일축했다.
하지만, 지난 5일 새벽부터 집중 호우가 쏟아지자 가도 밑에 설치한 흄관 3개가 상류로부터 떠 내려온 나무 등으로 막혔고 이 막힌 흄관이 오히려 수중보 역할을 해 하천수가 둑을 넘어 인근 섬유공장을 덮쳤다. 상시 대기하고 있다던 중장비는 어디에도 없었다.
섬유공장은 기계설비와 제품이 1m 이상 물에 잠기면서 수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H섬유 대표 J씨는 “5일 새벽 4~6시, 8~9시 두 차례에 걸쳐 물이 공장을 덮쳤다”며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D1000㎜) 흄관으로는 하천수를 감당할 수 없다며 교체를 요구했지만, 묵살 당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시 안전총괄과 관계자는 “시공사 측에 여러 번 안전점검을 시키고 가도 문제도 대비하라고 했는데도 이를 지키지 않아 발생한 사고다”며 “시공사 측의 안전 불감증으로 인해 발생한 사고인 만큼 공장 측과 보상문제를 협의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공사 측 관계자는 “물이 갑자기 불어나 발생한 사고다”며 “공장 측과 보상 문제를 협의해 원만히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포천=김두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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