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쑥 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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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M기계 옆

등굽은 전령사 쪼그리고 앉아

봄을 팔고 있다

수줍음 소복이 쌓인 봄을 만지작거리다

이천원에 한 바구니 담았다

꽁꽁 여민 내 봄

손 끝 붉히며 시작된 열병

바글바글 끓어오르는 된장 국물에

후루룩 풀어 놓으니

구수하게 일어나는 얼굴하나

오늘 저녁 식탁엔

내 어머니의 봄이

풀 빛 아지랑이를 피운다

 

전옥수

부산 출생. <문파문학>으로 등단. 동남문학회·문파문인협회·수원문인협회·경기시인협회·수원시인협회 회원. 제10회 동남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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