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공부 열심히 해서 외롭고 힘든 베트남 친구를 돕고 싶고 한국을 소개하는 관광 가이드도 하고 싶어요.”
베트남 출신 황투환씨(HOANG THU HOAN·30·여)는 군포시 다문화 서포터즈로 활동하고 있다. 하노이에서 북쪽으로 두 시간 거리에 있는 하이덩(HAI DUONG)시가 고향인 황투환씨는 지난 2011년 베트남에서 유학 중인 남편을 만나 한국으로 시집와 두 아들(3세, 5세)을 두고 있다.
그녀는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아는 사람 하나 없는 타국에서의 외로움과 서로 다른 문화에서 오는 소외감으로 심각한 심적 갈등을 겪었지만, 남편과 시어머니의 사랑, 두 아이의 재롱으로 이겨낼 수 있었다. 그러던 차에 베트남 교포들이 자신과 같은 고통을 겪고 있음을 알게 돼 이들을 돕고자 군포시가 운영하는 다문화 서포터즈 사업에 지원했다.
황투환씨는 “베트남에서는 여자든 남자든 쉴 새 없이 일에 빠져 살고 있는데, 남편은 저에게 집에서 애만 보래요. 그래서 불안하기만 했어요. 하지만, 그것이 시부모님과 남편이 저를 사랑해서 한일이라는 것을 시간이 흐르면서 알게 됐어요. 덕분에 지금은 베트남 교포를 도와줄 수 있는 시간도 생겼고요”라며 “1년에 한 번 고향을 찾는 저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에요”라고 말했다.
황투환씨는 요즘 한국어 공부에 열공이다. 한국어를 잘하지 못하는 베트남 결혼 이주여성과 그 자식들의 병원 진료와 각종 행정업무를 도와주기 위해서다. “지난주에 일터에 나간 친구 대신 그 아들을 데리고 병원으로 심리치료를 받으러 갔는데 설문 700여 개가 적힌 질문지를 줘 어려움을 겪었다”며 어려움을 하소연했다. 또 “남편이 죄를 지어 교도소에 있다는 베트남 여성이 군포로 전입하고자 행정 절차를 부탁하기에 교도소까지 가서 남편의 허락을 받아 거주지를 옮겨준 적도 있다. 저도 잘 모르는데 저보다 더 모르는 동포를 도와주고 그 일이 좋게 결론지어질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황씨는 군포시가 외국인을 상대로 개최한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1등을 차지하기도 했지만, 아직도 자신의 뜻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동포들의 어려움을 대변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말한다. 현재 5명의 베트남 이주여성과 아이들을 서포터 해주는 황투안씨는 “올해 안에 한국어 능력시험을 통과해서 통역사가 되는 것이 목표”라며 “통역사 자격증을 받고 나서 관광가이드 시험에 도전해 대한민국의 아름다움과 베트남의 멋진 풍경을 소개하는 것이 꿈이다”고 밝혔다.
“다문화 서포터즈로 활동하면서 또 다른 나를 발견하고,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이 커다란 행복”이라고 말하는 황투환씨, 그녀의 꿈이 이뤄지기를 기대해본다.
군포=김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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