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팔봉산을 지나
구도항에 들어서면
바다를 품에 안은 그 집이 보인다
가까운 나들이를 할 때는
노란 손수건을 걸어 두는 집
먼 곳을 떠날 때는
낡은 깃발이 휘날리는 그 집
빈집에는 늘 바람이 찾아간다
버림받은 반려동물처럼 숨어든 바람은
손수건으로 지친 팔다리를 닦고
깃발이 휘날리는 날이면
때에 전 옷을 빨아 말린다
바람이 가끔 찾아드는 그 집처럼
마음을 비워야 할 때가 있다
머물지 못하는 것들을 위해
텅 빈 곳을 내어주는 그 집처럼
바람이 쉬어가는 맘이 되어야 할 때가 있다
성백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국제펜클럽회원, 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 오산문인협회지부장 역임, 오산문학대상, 경기문학 작품상, 한국착시문학대상, 빙촌문학상, 한국예총공로상, 한국미소문학대상, 시집<내일을 위한 변명> <형님 바람 꽃 졌지요> <아름다운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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