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코틴 독살’ 아내, 남편 사망 후 장례절차부터 문의

내연남과 공모해 치사량의 니코틴으로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S씨(47)(본보 22일자 7면)가 남편 O씨(53) 시신을 발견하자마자 경찰이나 119가 아닌 장례식장에 전화해 장례절차부터 문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남양주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O씨와 S씨 부부가 사건 당일인 지난 4월22일 오후 7시께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 TV를 확보했다. 주말부부였던 이들은 당시 1주일 만에 만나 딸(22)과 함께 외식을 하고 돌아오는 길이었으며 O씨는 건강한 상태였다. 하지만 남편 O씨는 귀가한 지 약 4시간 만인 11시10분께 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S씨는 경찰 조사에서 “거실에서 함께 맥주를 마시며 놀다가 남편이 피곤하다고 방에 들어갔다”며 “(남편에게) 안약을 넣어주기 위해 방문을 열었는데 숨져있었다”고 진술했다.

당시 집안에는 O씨와 S씨, 딸 등 3명만 있던 상황이었다.

 

O씨가 사망하자 S씨는 경찰이나 119가 아닌 장례식장에 전화해 장례절차부터 문의했다. 이에 장례식장 측이 “먼저 경찰에 신고해야 된다”고 말하자 그제서야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맥주를 마셨다는 S씨의 증언도 부검결과 거짓으로 드러났다. O씨의 시신에서 알코올 성분은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집안에서 갑자기 숨진 남편을 발견했는데 기다렸다는 듯 바로 장례식장에 전화해 장례절차를 문의하는 것은 충분히 의심을 살만한 행동”이라며 “건강한 상태로 집안에 들어갔던 남편이 불과 4시간여 만에 숨졌고, 현장에 S씨와 장애가 있는 딸밖에 없었던 점으로 봤을 때 S씨의 범행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S씨와 H씨의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을 의뢰하는 등 구체적으로 O씨가 어떻게 니코틴을 섭취하도록 했는지 범행 수법을 조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남양주=하지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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