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도 선천성 발달장애의 딸과 비(非)장애의 아들을 가진 아빠로써 우리 아이들의 문제가 바로 우리 어른들의 문제임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저자의 마음이 읽혀지고 공감이 가는 것은 단순히 같은 환경과 시대를 살아온 탓일까?
처음엔 어느 누구에게 표현하기도 어렵고 쉽사리 공감할 수 없는 장애인과 가족들의 애환을 통해 비슷한 처지에 있는 필자에게 충분한 위로와 희망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필자의 딸이 발달장애로 태어나면서 스스로 가지고 있는 아픔이 다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큰 아픔이라는 비관과 이기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살아온 시간들도 많았다. 그러나 치료를 거듭할수록 반대급부로 타인의 아픔을 조금씩 들여다보기 시작했고 내 자신도 다른 누구에게나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을 많이 공감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내일을 위해 오늘의 이 순간 행복을 미루거나 놓치면서 살아가고 있다. 또, 육체적 장애는 없지만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흔히 말하는 일시적 정신장애를 겪으며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사회속에서 일종의 보이지 않는 장애현상을 극복하려는 인간의 노력으로 사회적 양보와 희생, 그리고 배려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여러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어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적 배려를 위한 민간차원의 운동은 공동체 마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지만 국가적으로 시스템 개발 위한 전담기구가 없는 것은 아쉬울 뿐이다.
예를 들어 예술치료로 통칭하는 음악치료, 미술치료, 문학치료, 무용치료 , 놀이 치료 , 드라마 치료 등등 좀 더 전문적이고 세부적인 전담기구가 사회복지 차원에서 시급하게 설립하여 정신적, 육체적 배려 대상들이 다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요구하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정길배 경기도문화의전당 공연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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