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의 집행이 일방적으로 공급자의 입장에서 시달되어지는 시대가 있었다면 이제는 정책의 수혜를 받는 시민의 입장에서 보다 생활에 밀착된 정책 또는 수요자 맞춤형 정책으로까지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의 관심은 보다 진화되어가고 있다.
이에 정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공급자와 수요자 주요 주체간의 협업이 강조되고 있고 그 방법에 대해서도 다각도로 시도되고 있다. 경제적 용어로 사용되는 ‘프로슈머’라는 단어는 영어로 생산자의 프로듀서(producer)와 소비자 컨슈머(consumer)의 합성어이다.
즉 생산자가 소비자이고, 소비자가 생산자이기도 하다는 의미로, 소비자의 요구를 생산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려는 의지를 담은 단어이기도 하다. 이 단어는 정책에도 적용되어지고 있다. 정책을 만들고 집행하는 과정에 정책의 수혜자인 시민이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의견을 개진하는 과정으로 나타난다.
지난달 필자가 소속되어 있는 재단에서는 각계각층의 시민들을 관객으로 인천시장과 함께 ‘인천여성의 삶과 희망’을 주제로 토크쇼를 진행했다. 섬에서의 삶, 인천에서 싱글맘으로 산다는 것은, 또 아이를 키우며 사는 워킹맘의 고충, 경력단절을 경험하고 취업을 준비하는 여성의 삶 등
인천시는 300만 시대를 준비하면서 ‘혁신’과 ‘소통’, ‘성과’를 핵심가치로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혁신과 소통에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고민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를 투영하고자 시도 중에 있다.
최근 재단에서 받은 종합감사의 경우, 기본적 접근에서 ‘문제점의 지적’이라는 감사의 틀을 깨고, ‘문제점을 해결’해 주기 위한 컨설팅 감사의 형태로 진행되었다. 무엇보다 우리기관 직원의 업무진행 입장에서 함께 고민하고 검토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면모를 보여주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도 않고 실천하기는 더더욱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체감하는 정책의 출발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자 하는 자세에서 출발하며, 함께 소통하고 공감하는 과정에서 해결점을 찾아가는 것이 체감하는 정책의 실현이라고 생각한다.
문은영 인천여성가족재단 정책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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