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 안산시의회 연착륙, 의장단 역할이 열쇠

안산시의회가 의장단 선거와 상임위 구성과정에서 빚은 파행을 일단 끝내고 정상화 길로 들어서긴 했다. 시민의 시선이나 비판은 아랑곳 않고 자당의 입장만을 고집하며 시간만 보낸 지 54일 만이다.

 

지난 7월7일 촉발된 갈등은 의장단 선거에 불만을 품은 더민주 의원들의 부의장 사퇴 요구로 이어지면서 장기전으로 돌입했다. 결국, 김진희 의원은 부의장 사퇴를 선언했고 이 과정에 “김 의원이 부의장을 사퇴하면 (더민주는)정상화는 물론 원활한 원구성을 약속했다”고 새누리당 의원들은 밝혔다.

 

그러나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이후 상임위원장 선거도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26일부터 나흘 동안 또다시 속개와 정회를 하며 의장석을 점검하는가 하면 몸싸움까지 벌이는 등 볼썽사나운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다. 

이어 29일 오전 10시 개회와 동시에 정회를 요구하자, 방청석에 앉아 있던 시민들은 “이렇게 할 거면 모두 사퇴해라”라고 준엄한 꾸지람을 마다하지 않았다. 특히, 이날 그동안 해오던 본회의장 생중계까지 하지 않아 “도둑이 제 발이 저리긴 저린가 보다”는 비아냥을 사기도 했다.

 

이 사태에 시의회 관계자는 “모든 직원이 본회의장으로 가는 바람에 그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애써 해명했지만, 곧이곧대로 들을 시민은 아무도 없다.

 

두말할 나위 없이 안산시의회는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의 수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또, 이제는 “혹시 의원 간 갈등과 불만이 공직자들에게 튀는 건 아닐까?”라며 우려를 낳고 있다. 겉은 정상화인데, 속은 여전히 불안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래서 신임 의장단의 역할이 이제부터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의원 간의 갈등의 골이 더이상 깊어지지 않도록 화합과 융화의 지도력을 발휘해야 한다. 더불어 의원 개개인도 선거 당시의 ‘시민을 섬기겠다’고 다짐했던 초심을 되찾아야 한다. 집안 싸움만 하다 시민으로부터 퇴출당하거나 격리되는 시의회는 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안산=구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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