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가 보름도 남지 않았는데 이렇게 노랗게 익은 벼를 싹둑 베어버리면 어떻게 합니까?”
지난 2일과 3일 여주시 금사면 전북리 위치한 2천여㎡의 남한강변 국유지(농지)에 수확을 앞둔 벼를 예취기를 동원해 2명의 작업인부들이 잘라냈다. 전북리 주민 Y씨(59)가 환경부에서 사들인 국유지를 무단 점유해 벼농사를 짓자 환경보전협회의 의뢰를 받은 업체가 행정집행을 단행한 것이다.
이를 지켜본 인근 주민들은 어이가 없다며 인부들이 작업을 하지 못하도록 막아섰다. 사정이야 있겠지만, 봄부터 애써 키운 농작물이 수확을 앞두고 처참하게 버려지는 것을 차마 볼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전북리 주민 등에 따르면 금사면 전북리 남한강변에 있는 해당 농지는 각종 쓰레기로 2년 넘게 흉물스럽게 방치되어 있었다. 이를 보다 못한 Y씨가 쓰레기를 치우고 개간을 해 올 5월부터 벼농사를 시작했다. 모내기를 하고 난 후인 지난 6월께 환경부 위탁기관인 환경보전협회는 ‘2016년도 한강수계 수변농지 조성공사’라는 현수막을 내 걸었다.
주민들은 이어 “그러고는 하루가 지난 2일과 3일 수확을 앞둔 벼를 예취기를 동원해 70%가량을 베어 버렸다”며 “수확을 앞둔 벼를 베어 비릴 정도로 법을 잘 지키면서 왜 모내기 때는 막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환경보전협회로부터 위탁을 받은 현장대리인은 “부모님도 농사를 짓고 계셔 안타깝다”면서도 “하지만, 관계기관이 올해 초부터 자연환경 복원사업을 진행할 계획이었으며, (Y씨는)고발된 상황까지 알고 있었던 만큼 자세한 상황은 환경보전협회에 문의하라”고 밝혔다.
여주=류진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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