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원곡동 사무실서 가스통 2개ㆍ휴대전화 7대 발견
5일 안산단원경찰서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50분께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 2층에 있는 선불폰 개통업체 사무실에서 P씨(44)와 K씨(26·여)등 4명이 숨져있는 것을 수색 중이던 경찰이 발견했다. 현장에는 가스통 2개와 유심칩이 일부 빠져 있는 휴대전화 6대가 발견됐다.
이를 놓고 경찰은 이들이 위치 추적을 피한 뒤 자살 시도 후 질식사 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변사자들이 발견된 사무실은 변사자 중 1명이 지인에게 빌려 자살장소로 이용한 것으로 수사과정에서 밝혀졌다.
변사자 중 P씨 등 3명은 지난 8월22일에도 인천에서 자살 시도를 하다가 경찰에 발견돼 자살방조혐의로 형사 입건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변사자 P씨와 J씨(31)는 경제적인 어려움이 자살 동기인 것으로 드러났고, 이들 중 유일한 여성인 K씨 역시 취업 등 경제적인 문제로 자살을 선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변사자 중 이들과 자살사이트에서 만난 또다른 K씨(34)의 바지 주머니에서는 유서 4매가 발견됐다. 유서는 가족과 지인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으로 자살 동기에 대해서는 적혀 있지 않았다.
경찰은 이 같은 현장 상황과 변사자들이 서로 지역, 직업, 연령 등이 다른 점에 비춰, 동반 자살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지난 2일 K씨(26·여)의 어머니는“서울로 직장을 구하러 간 딸이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실종신고를 했고, 경찰의 휴대폰 위치추적 결과 마지막 위치가 이들이 발견됐던 사무실 근처로 확인돼 수색 작업을 벌였다.
당시 경찰은 사무실 인근 음식점과 미용실 등 주민들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벌이며 사건현장의 바로 맞은편 5m 거리에 있는 한 상점을 방문하기도 했지만 변사자들을 찾지 못했던 것으로 밝혀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상점 주인인 L씨(45·여)는 “이틀 전에 경찰들이 와서 한 여자의 사진을 보여주며 이 사람이 여기서 가스나 번개탄 등을 산 적이 있었는지 물어봤다”며 “처음보는 사람이라 모른다고 답했는데 바로 앞 건물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앞서 이들 중 3명이 자살을 한차례 시도했던 만큼, 이후 이들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다고 꼬집으며 전반적인 안전망 구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이들이 이미 한 달 전 ‘자살을 하고싶다’는 메시지를 보냈음에도 그간 별다른 돌봄이 없었다는 것은 결국 사회가 방치한 꼴”이라며 “희망이 부재한 현실에서 자살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는 만큼, 자살 우려자에 대해 모두가 큰 틀에서 관심을 갖고 보듬어 줄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찰관계자는 “이들이 언제 어떻게 만났는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며“부검도 실시해 정확한 사인을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재원ㆍ송승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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