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시, 국·도비 마련 방안 못찾아 ‘불가능’ 결론…설계비 9천여만원 날려
포천시와 산하 소흘읍이 소흘읍 다목적복지회관 건립을 둘러싸고 행정의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시는 올해 1월 경기도 지방재정투자심의에서 국ㆍ도비 확보를 전제로 한 재검토 결정에 따라 사실상 중단했으나, 소흘읍이 부지매입비가 불용처리된다며 설계 용역을 추진하고 나선 것이다.
5일 시와 소흘읍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13년 10월 소흘읍 문화복지센터 및 노인복지관 건립계획을 수립했다. 이를 위해 시는 소흘읍 이동교리에 있는 토지를 사들여 건립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토지매입비 과다 등을 고려해 소흘읍 주민자치센터 건물을 증축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어 시는 지난해 11월 설계용역을 발주했다. 또한, 현 주민자치센터 건물은 용적률이 포화상태여서 주변 부지를 매입하지 않고서는 증축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인근 게이트볼장(정부 부지)을 사기로 하고 한국자산관리공사에 용도변경을 요구했다.
그러나 올해 1월 도 지방재정투자심의에서 ‘국ㆍ도비를 마련한 후 시행하라’는 재검토 결정이 나오자 진행하던 설계용역을 중단했다. 계획에 차질을 빚은 시는 국ㆍ도비를 마련하는 방안을 여러모로 검토했으나, 뾰족한 방안을 찾지 못해 내부적으로는 더 이상 추진은 불가능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런 가운데 소흘읍이 올해 2월 추가경정예산에 다목적복지회관 건립을 위한 부지 매입비 6억 원을 확보하고 지난 9월 중단했던 설계용역을 재추진하기 위해 기본설계비로 9천300만 원을 지출했다.
소흘읍 관계자는 “이미 확보된 예산을 사용하지 않으면 내년에는 쓸 수 없다”며 “실시설계에 준하는 기본설계라도 마무리하고자 설계용역을 재추진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이미 소흘읍 다목적복지회관 건립은 국ㆍ도비를 확보하지 않는 한 추진이 어려워 포기한 상태다”며 “소흘읍 다목적복지회관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애초부터 시의 재정이 열악한 상태에서 무리수였던 만큼 자칫 재원 마련 계획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추진하다 설계용역비만 날리게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시의회 이원석 의원(더민주ㆍ소흘)은 “이미 가능성이 없는 사업으로 판명됐음에도 예산이 남았다는 이유로 설계를 강행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의혹이 있는 만큼 정확한 진상을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포천=김두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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