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부부 살해 소방관과 ‘억대 도박’ 동료 소방관들 영장

3년간 수억원대 '섯다' 도박…2명 구속영장 신청·4명 불구속 입건

안성의 한 단독주택에 침입, 이웃 부부를 살해한 뒤 불을 지른 소방관과 함께 억대의 도박을 벌인 동료 소방관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안성경찰서는 6일 도박 혐의로 현직 소방관 서모(50)씨 등 2명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정모(51)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서씨 등은 2013년부터 최근까지 살인 피의자 최모(50·구속)씨와 함께 수십차례에 걸쳐 수억원대의 일명 '섯다' 도박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근무가 없는 날 1명당 200만∼300만원씩 도박에 썼으며, 잃은 돈은 돌려주지 않고 도박판에서 빌린 돈은 다음날 갚는 방식으로 도박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이웃 부부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최씨는 "도박빚을 갚기 위해 금품을 훔치려고 피해자 집에 들어갔다가 발각되자 흉기를 휘둘렀고,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불을 질렀다"며 "도박은 동료 소방관 6명과 함께 해왔다"고 진술했다.

 

또 "동료들과의 도박에서 수억원을 잃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씨는 실제 현재 2억6천여만원의 빚이 있으며, 매월 500여만원을 상환해야 하는 압박을 받자 이웃 부부를 상대로 강도살인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최씨와 도박을 한 소방관들을 불러 조사한 경찰은 혐의 사실이 입증된다고 판단, 6명을 형사입건하고 이 가운데 2명에 대해선 구속 수사 방침을 세웠다.

 

경찰에서 서씨 등은 최씨와 함께 도박한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최씨가 도박에서 수억원을 잃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아직 정확한 액수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현재 빚 또한 도박으로 인한 것인지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씨는 지난 8월 1일 오전 2시께 경기도 안성시 A(64)씨의 집에 침입해 A씨와 부인(57)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집에 불을 지른 혐의로 같은 달 15일 구속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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