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전국 문화재단, 문화융성을 기원하다

전국의 자치단체 어느 곳이든, 신도심 지역과 구도심 지역 간의 보이지 않는 갈등이 자리 잡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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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사실 이러한 갈등은 이미 오래 전 신도시 개발과 함께 시작되었지만 문제는 그 심각성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구도심 지역의 경제적 이탈과 문화 소외 현상은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로 양 지역 간의 갈등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 각 지자체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런저런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그 성과가 썩 신통치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인구 1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용인시 역시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다행히 용인시는 구도심에 젊은 행정을 통해 소통과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울러 문화예술에 대한 과감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함께하고 있다. 이는 구도심에 버려져 있던 공간에 대한 접근 방식의 변화부터 시작되었다. 그저 행정기관 앞마당에 불과했던 용인시청 광장은 여름에는 물놀이장으로 겨울에는 썰매장으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게 되었다. 또한 구도심의 경제 활동 지역을 대표하는 용인터미널과 용인시장 등의 공간에서는 용인거리예술가들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도농복합도시인 용인시의 농촌지역민을 위

한 파격적인 문화예술교육 즉 ‘당신의 앞마당까지 달려갑니다’는 전국의 관련 기관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단 3명만 원해도 말 그대로 앞마당까지 아니 안방까지 달려가서 무료로 체험예술교육을 시행하는 이 사업은 가장 성공적인 구도심 생활예술체험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사업을 시행하기 위해 용인문화재단은 4년 전부터 예술교육을 통해 강사양성을 꾸준히 해왔고 그렇게 양성된 강사 150명을 선발하여 재능기부단을 조직했다. 이들이 진정 열악한 문화 환경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문화 융성의 선봉대인 것이다.

 

정부의 정책은 아직도 지역 문화재단의 보이지 않는 노력과 소통이 되지 않고 있다. 결과적으로 정부의 문화정책은 요즘 국회를 통해 온통 된서리를 맞고 있다. 이것이 바로 소통의 문제다. 아직 늦은 건 아니다. 용인과 같이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화운동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통해 문화 융성 정책은 다시 태어나야 한다. 물론 시간이 없다. 하지만 다행히 전국적으로 58개의 기초문화재단이 전국지역문화재단연합회라는 조직의 이름으로 손꼽아 기원하고 있다. 구도심과 신도심이 소통하고 나아가 지역과 지역이 소통하는 문화 융성의 나라를 위해서.

김혁수 

전국지역문화재단연합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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