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씨(용인시 처인구) 가족 7명은 동네 서점에서 새 책을 무료로 빌려본다.
신간 도서나 베스트셀러를 포함 지난 반년동안 모두 160권을 읽었다. 이들 가족이 도서관도 아닌, 서점에서 신간 도서를 무료로 빌려볼 수 있는 이유는 용인시가 전국 최초로 추진한 ‘희망도서 바로 대출제’를 통해서다.
서점에서 새 책을 한달에 5권씩 무료로 빌려볼 수 있도록 하는 이 제도에 가입한 것. K씨는 “주민은 무료로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좋고, 서점은 매출을 늘릴 수 있어서 좋은 일거양득의 효과를 보고 있는 제도”라며 좋아했다.
용인시 ‘희망도서 대출제’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시행 8개월 만에 가입자가 6천631명에 달하는 등 33배 급증했고, 책 대출만 4만6천여권에 달했다.
18일 용인시에 따르면 시가 올 2월부터 시행 중인 ‘희망도서 바로대출제’는 시민이 서점에서 새책을 무료로 빌려본 뒤 공공도서관에 반환, 책값은 시에서 지불해 주는 사업이다.
시행 첫 주, 가입자는 197명에 불과했지만, 9월말 현재 6천631명으로 33배 이상 급증했다. 이들이 빌려 본 책도 4만6천781권에 달한다.
관내 서점들의 매출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현재 이 제도에 가입한 서점은 모두 17곳. 시행 초기 4곳에서 호응이 좋아 관내 대부분의 서점이 가입했다. 이들 서점의 매출도 시행전보다 평균 10%가량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지구에서 서점을 운영하는 L씨는 희망도서 바로 대출제를 ‘지역서점에 자신감과 희망을 준 정책’이라고 요약했다. L씨는 “인터넷 서점의 발달로 극심한 판매부진 등 암울한 상황에 처한 동네서점들이 기지개를 펴는 마중물 같은 역할을 했다”며 말했다. 기흥구의 한 서점은 당초 배정받은 1천60명의 가입자가 지난 8월말에 초과, 가입을 원하는 시민을 돌려보내기도 했다.
이처럼 시민과 서점에서 희망도서 대출제가 인기를 끌면서 시가 당초 책정했던 예산도 조기에 동이 났다.
시는 당초 2억 원의 예산을 들여 오는 11월말까지 이 사업을 운영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시행 5개월만에 모두 소진, 지난 8월 4억 원의 추경을 편성했다. 그럼에도 예산이 모두 소진, 이달 20일에 대출을 종료할 예정이다.
시는 내년에 10억 원을 투입, 사업을 재개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해당 사업은 지역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관심을 끌었다“면서 ”현재 한 달에 5권으로 돼 있는 대출권수를 줄이는 등 제도를 개선하고 지역서점과 협의해 문제점을 보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용인=강한수ㆍ안영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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