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고령화 시대 불청객 ‘뇌졸중’

매년 10월 29일은 세계뇌졸중기구(World Stroke Organization)에서 정한 ‘세계 뇌졸중의 날’이다. 뇌졸중은 전 세계적으로 2초에 1명꼴로 발병, 6초에 한 명씩 사망할 만큼 빈번한 질환이자 국내 단일 질환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할 만큼 치명적인 질환이다.

 

흔히 중풍으로도 알려진 ‘뇌졸중’은 사망률도 높지만, 발병 후 다행히 사망에까지 이르지 않더라도 반신마비, 언어장애 등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어 선제적 예방이 중요하다.

특히 뇌졸중 발병 위험을 높이는 고혈압, 당뇨병, 부정맥을 앓고 있는 환자라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부정맥 가운데서도 가장 흔한 유형인 ‘심방세동’ 환자의 경우, 뇌졸중 발생 위험이 일반인에 비해 5배나 높아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심방세동’ 질환 특징을 살펴보면 규칙적으로 뛰어야 하는 심방이 분당 400~600회 정도 매우 빠르고 불규칙하게 뛰면서 혈전(피떡)을 만들고, 이 혈전이 떨어져 나가 뇌혈관을 막으면서 뇌졸중을 일으킨다. 심방세동에 의한 뇌졸중의 경우 1년 이내 사망률이 50%에 달해 다른 원인에 의한 뇌졸중보다 사망 위험이 2배나 높으며, 거동에 큰 장애를 동반한 뇌졸중 가능성도 2배 이상 높아 위험부담이 매우 크다.

하지만 ‘심방세동’ 환자라고 해서 무작정 뇌졸중의 위험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올바른 생활 습관과 약물 또는 비약물적 치료를 통해 뇌졸중 발병 위험을 현저히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심방세동’ 환자의 경우 뇌졸중 예방을 위해 혈액을 묽게 하는 항응고 치료를 받게 되는데, 최근에는 치료 편의성을 높인 새로운 경구용 항응고제가 보험 적용이 되면서 보다 안전하고 편리하게 뇌졸중을 예방할 수 있게 되었다.

 

심방세동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약물 치료와 더불어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음주와 흡연은 심방세동 발생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과도한 카페인 섭취, 과식, 스트레스 등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규칙적인 운동과 함께 혈액순환에 좋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만일 두근거리거나 어지럽고 숨이 차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즉시 부정맥 전문의와 상담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소리 없는 암살자로 불리는 뇌졸중이라도 미리 위험 요소를 파악해 조기부터 관리한다면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 작은 증상도 쉬이 넘기지 말고 조기에 적절히 대처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임을 잊지 말자.

 

임홍의 고려대 구로병원 심혈관센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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