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긴장된 표정에 바쁜 학업시간을 쪼개 연습을 소화하느라 정작 무대선 목소리가 갈라졌지만 그들은 예뻤다. 어색한 메이크업도 짧은 치마도 볼에 붙인 마이크선도 모두 낯설었을 청소년들은 성장통(痛)을 겪는 청춘의 꿈과 좌절 희망과 도전을 노래와 춤에 섞어 관객에게 열정으로 전달했다.
그리고 품안의 자식이 아닌 한명 한명의 뮤지컬 배우로서 그들을 응원하는 객석은 박수로 환호성으로 ‘응답’했다.
그에비해 무대설치는 단촐했다. 공연의 첫 인상을 새기는 첫씬은 하얀 천막으로 꾸몄다. 합격이냐 불합격이냐 봉투 속 인생의 갈림길에서 설렘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끼는 청춘들의 마음을 표현하기엔 심플한 무대세트가 썰렁함을 느끼게 했다.
여기에 2단으로 꾸민 철제계단은 권위를 상징하는 선생님과 그들을 바라보며 꿈을 좇는 학생들의 모습을 이분화하기엔 다소 작위적이었다. ‘P.A. 공연예술 학교’라는 공간적 배경을 디테일하게 표현했으면 아쉬움이 남았다. 여기에 극적 카타르시스를 표현하는 특수효과(smoke machine)도 초반부터 강하고 잦아 배우들의 모습을 가려버린 실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관객들은 무대 따윈 안중에 없는 듯 열광했다. 주연배우들의 솔로 무대도 시선을 붙들었다.
이날 더블 캐스팅으로 주연 카르멘역을 맡은 이진선양(수원여고 3년)·조역을 맡아 활달한 청춘의 마음을 맘껏 표현한 양승조군(보라중 3년)·외모 콤플렉스를 접고 전공을 바꾸기로 결심한 메이블역의 노민정양(이목중 2년)의 보이스는 매혹적이었다.
졸업을 앞둔 학생들이 들려주는 피날레 무대 ‘Bring On Tomorrow’는 그래서 더 감동적. 호흡소리 가득한 암전 뒤로 학생들이 흘렸을 땀방울과 눈물이 배우로서 청소년으로서 한 단계 발전된 자신을 발견한 무대였다.
한편, 이날 자리에는 김영규 수원청소년예술단장(수원시청소년육성재단 이사장), 김기서 경기도수원교육지원청 교육장, 최일규 명지대 영화뮤지컬학부 학과장 등 내빈이 참석했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