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깊어진 與… 분당 수순 밟나

비박계 “지도부 사퇴” vs 친박계 “당 떠나라”

새누리당 지도부의 사퇴를 요구하는 비주류와 지도부 간 갈등이 깊어지면서 ‘재창당’ 요구를 넘어 ‘분당’이 현실화될 지 주목된다.

 

비박(비 박근혜)게 의원들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지도부 사퇴요구는 이정현 대표 체제로는 ‘최순실 국정개입 파문’을 당 차원에서 수습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정병국 의원(여주·양평)은 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더 이상은 이정현 대표 체제를 가지고 가서는 안 되겠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면서 “야당과 대화도 없는 당 지도부라면 이 상황을 풀어갈 수가 없다”고 이 대표의 퇴진을 거듭 요구했다. 

이날 정 의원은 “(이 대표가) 끝까지 고수하고 여론에 반하는 행태를 보인다면 분당까지 가선 안 되겠지만 그런 각오를 하고 싸워야 하지 않겠느냐”고 성토했다. 정 의원은 전날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간담회에서 이 대표와 설전을 벌였다.

 

‘최순실 사태 진상 규명과 국정 정상화를 위한 새누리당 국회의원 모임(이하 진정모)’도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 회동을 갖고, “민심을 거스를 수 없다”면서 지도부의 사퇴를 촉구했다.

 

모임에는 이학재(인천 서갑)·유의동(평택을)·송석준 의원(이천) 등 15명이 참여했다.

간사를 맡고 있는 오신환 의원은 회동 후 기자들을 만나 “정당은 국민의 지지를 받아 존재하는 것 아니냐”며 “이정현 대표도 그 뜻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오 의원은 단체 행동 여부에 대해서는 “4일 열리는 의원총회 상황을 보고 어떤 행동을 할지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친박(친 박근혜)계는 국정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위기에서 여당의 지도부마저 사퇴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주장이다.

 

이 대표는 “몇몇 국회의원들이 사퇴하라고 해서 위기상황에서 물러나면 나를 지지해준 당원들의 선출권과 존재감을 깡그리 무시하는 것”이라며 반박했다.

 

친박계 역시 “더 이상 밀리면 끝”이라는 인식 속에 “비박계가 떠나려면 떠나라”는 주장이다. 이는 보수정당에서의 탈당은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것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이에 따라 당 지도부 사퇴 문제는 4일 열리는 의원총회가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비박계와 친박계간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의총 후 비박계의 집단행동 여부가 ‘분당’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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