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軍공항 이전 “앞이 안 보인다”

화성안산시 “후보지서 빼달라” 국방부 설명회 참석 다시 거부

수원 군 공항 이전 추진사업이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군 공항 이전 예비후보지 6개 지자체 중에 포함된 안산시와 화성시가 부지 선정과 관련한 국방부의 설명회 참여 요청을 재차 거부한 것이다. 국방부는 해당 지자체들과 계속 협의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당분간 이전사업 추진은 답보상태에 빠지게 됐다.

 

8일 국방부에 따르면 국방부는 지난달 26일 안산시와 화성시에 군 공항 이전 관련 개별 설명회 참여 여부를 이날까지 결정해 알려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지난달 11일 예비후보지 선정을 위해 마련한 회의에 두 지자체가 참석을 거부한 데 대해 개별적으로 추가 설명의 자리를 갖겠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회의에는 예비후보지로 거론된 6개 지자체 중 평택, 여주, 이천, 양평 등 4곳의 실무자들만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국방부는 6개 지자체의 9곳이 타당성 조사 용역에서 이전 가능 지역으로 평가됐다고 소개하고, 이전부지 선정 절차 등을 설명했다.

 

이 같은 국방부의 제안에 대해 안산시와 화성시는 이번에도 설명회 참여를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안산시는 통보 기한 전날인 지난 7일 전화를 통해 설명을 듣지 않겠다고 국방부에 전달했다. 안산시 관계자는 “주민 정서에도 맞지 않는 군 공항 이전은 절대 불가하다는 뜻에 변함이 없다”면서 “안산이 이전 부지로 거론되는 이상 국방부와 어떠한 대화도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화성시 또한 이날 오후 국방부에 유선으로 참석 거부 의사를 밝혔다. 화성시 관계자는 “시민들의 반대도 크고 시 입장에서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안”이라며 “향후 상황에 따라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당장 국방부와 만나는 자리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두 지자체가 이전 관련 설명을 듣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국방부ㆍ경기도ㆍ수원시ㆍ이전후보지 등이 참여해 수원 군 공항 이전을 논의하는 개별협의체 구성은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수원시는 양 지자체의 의견을 존중하면서도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수원시 관계자는 “반대를 하더라도 설명이라도 듣고 대화 창구를 열어두었으면 하는데, 아쉬울 따름”이라며 “국방부와 협의해 해법을 찾아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안산ㆍ화성시와의 대화 창구를 계속 열어놓고 1차 협의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지만, 불가피할 경우 지자체와 직접 만나는 1차 협의를 벗어나 경기도에 협조를 요청하는 2차 협의로 넘어가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2차 협의 이후에는 두 곳 가량의 ‘이전후보지’를 추려 최종적으로 이전 부지를 결정하게 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예비이전후보지 선정 기준, 절차 및 방법 등에 대한 설명은 추후 개별 지자체와 국방부 간 협의체를 구성할 시 반드시 필요한 내용”이라며 “우선 두 지자체에 설명할 방법을 마련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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