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 들인 포천시 운동기구… 애물단지로 전락

버스 정류장에 운동기구 설치, 경로당에 런닝머신 설치하는 등 한심한 행정

▲ 선단동 버스정류정에 설치한 운동기구

포천시가 수억 원을 들여 각 읍ㆍ면ㆍ동에 설치한 런닝머신 등 운동기구 가운데 일부가 사용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어 예산만 낭비했다는 지적이다.

17일 시와 주민들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10년부터 4억 원의 예산을 들여 각 읍ㆍ면ㆍ동 마을회관 100여 곳과 경로당 등지에 운동기구를 설치했다. 상당수 운동기구는 마을회관 등 실내에 설치됐지만, 일부는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해 도로 변 등에 설치된 뒤 녹이 쓴 채 방치되고 있다.

 

실제 소흘읍 이동교2리 경로당 등 3곳에 550만 원을 들여 설치된 런닝머신의 경우, 런닝머신 위에서 운동하던 어르신이 발이 꼬이면서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한 이후 방치되고 있다. 지난해 1천300만여 원을 들여 선단동 버스정류장 옆에 설치된 운동기구도 사용하는 주민이 거의 없어 애물단지로 방치되고 있다. 군내면, 가산면, 관인면 등지에도 야외에 설치한 운동기구들도 방치되고 있다.

 

주민 A씨는 “버스를 타러와서 누가 운동을 하겠냐”며 “예산이 남아 도는 것도 아니고 이처럼 아무렇게나 운동기구를 설치해놓고 방치하는 게 예산 낭비가 아니고 무엇이냐”고 말했다. 이원석 시의원(더민주ㆍ소흘읍)은 “어떻게 경로당에 런닝머신을 설치할 생각을 했는지 기가 막히다”고 말했다.

 

선단동 한 관계자는 “운동기구를 설치할 마땅한 부지도 없는데 마을 통장이 이곳에 설치를 요구해 어쩔 수 없이 설치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일부 농촌지역에 설치된 운동기구들이 주민들에게 제대로 이용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며 “현장을 점검, 방치되고 있는 운동기구에 대해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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