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금융사기로부터 내 돈 지키는 법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연 1% 수준이다 보니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금융사기가 극성이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百戰不殆). 금융사기의 피해자가 되지 않으려면 사기 수법에 대한 약간의 이해가 필요하다.

 

금융사기단은 일반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면서 투자자를 모집한다.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파생금융상품이나 해외의 기막힌 투자 기회에 투자할 예정이라고 속이는 경우가 많다. 때론 유명인을 내세우기도 한다. 

이렇게 해서 투자자가 생기면 뒷사람의 투자자금으로 앞사람의 원리금을 갚는다. 초기 투자자들이 짧은 기간이나마 고수익을 올리게 되면 소문을 듣고 더 많은 투자자들이 몰려든다. 

투자자들이 계속 몰려드는 상황에서는 모든 것이 순조롭다. 그러나 실제의 수익 창출 없이 고수익을 제공하는 행위 자체가 많은 추가 자금을 필요로 하다보니 파국은 피할 수 없다. 결국 사기세력이 일시에 종적을 감추거나 추가 자금 모집이 안돼 지급불능상태가 발생하며 모든 것이 한꺼번에 무너진다.

금융선진국인 미국에서도 1920년대에 찰스 폰지라는 사람이 국제우편 회신쿠폰을 이용한 고수익이 가능하다며 투자자들의 자금을 가로챈 이후 이런 종류의 사기를 폰지 사기라고 부르게 될 정도로 그 수법이 널리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기에 던지는 고수익 미끼의 유혹이 워낙 강해서 끊임없이 진화하며 번성하고 있다.

 

투자의 첫째 원칙은 고위험 고수익이다. 은행 정기예금보다 부실기업 채권 이자율이 높은 것은 그만큼 위험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조금 더 나은 기회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며 동분서주한다. 아예 그것을 업으로 하는 애널리스트며 펀드매니저라는 전문직까지 있다.

이사를 한번이라도 해본 사람은 다 안다. 무수한 낚시성 매물 속에서 꿈에 그리던 급매물을 찾으려면 발이 부르트게 품을 팔아야 하고 그나마도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져 버린다는 것을. 너무나 좋은 기회가 저절로 손 안에 굴러 들어와 유혹한다면 의심을 해보는 것이 맞다. 1등에 당첨된 로또를 천원에 파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이서구 가치투자자문(주)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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