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빈 책꽂이… 학교 도서관에 책이 없어요”

부천 신설 학교 산들·버들초
도서 구매 예산 턱없이 부족
학부모들 市에 지원 요청

▲ 버들초등학교 도서관 책꽂이가 텅텅 비어 있다. 학부모들이 이처럼 부족한 도서로 학생들이 빌릴 책이 태부족하다며 도서 구매를 요구하고 있다. 김현수기자

“학교 도서관에 아이들이 대여할만한 책이 없어요.” 지난 6월부터 입주가 시작된 부천 옥길 공공주택지구에 산들초등학교와 버들초등학교 등 2곳이 올 2학기 개교한 가운데, 이들 학교 도서관에 책들이 턱없이 부족, 학부모들이 도서 구매를 요구하고 있다. 

23일 부천교육지원청과 학교, 학부모 등에 따르면 현재 산들초등학교는 13학급 290명, 버들초등학교는 9학급 176명인데 내년 말 옥길 공공주택지구 내 공동주택 입주가 완료되면 36학급 1천110명으로 학생이 증가한다. 올 2학기 개교로 교실은 물론이고 각종 학습 기자재 등이 신제품이어서 학생들은 신설학교에 다니는 이점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그러나, 이들 초등학교 학부모들은 학교 도서관을 찾고서는 신설 학교에 다니는 것을 후회했다. 신설 학교란 특수성으로 인해 이들 학교 도서관 도서가 총 구입량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두 초등학교 도서관은 책꽂이와 각종 시설은 갖췄지만, 도서 구매 예산이 부족, 책꽂이가 텅텅 비어 있는 상태다. 

각 학교 도서 구매 예산은 교육지원청이 지원하는 교육경비 중 3% 이상을 사용하도록 규정돼 있다. 그런데 교육경비 예산이 학생 수에 비례해 지원되면서 학생 수가 정원에 비해 적어 도서 구매 예산 또한 줄어든 것이다. 더구나, 신설 학교여서 도서 구매 예산으로 도서관에 들어갈 각종 비품 등을 사들이다 보니 도서 구매는 더욱 감액됐다.

 

이 때문에 산들초등학교는 현재 1천930권, 버들초등학교는 1천388권만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도서관 규모의 10분의 1 수준이다. 두 초등학교는 도서관 책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민간 기업 공모, 학부모와 부천시 도서관 등으로부터의 기증 등을 통해 책을 받고 있다. 이런 사정으로 인해 학생과 학부모들은 최근 부천시가 마련한 ‘옥길지구 입주(예정)자 간담회’를 통해 신설 학교의 도서 구입 예산 지원을 요청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학부모는 “도서관에 책이 없어 아이들이 빌려보고 싶어도 그럴만한 사정이 안 된다”며 “다른 부분은 몰라도 아이들 교육과 관련된 도서는 학생 수 논리를 벗어나 지원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각 학교 도서 구입은 교육경비 내에서 구매하게 돼 있다”며 “교육경비가 학생 수에 비례하기 때문에 신설 학교의 경우, 대부분 도서 구매 예산이 적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부천시는 내년도 교육경비 지원사업에 이들 초등학교의 도서 구매 예산을 반영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버들초등학교 도서관 책꽂이가 텅텅 비어 있다. 학부모들이 이처럼 부족한 도서로 학생들이 빌릴 책이 태부족하다며 도서 구매를 요구하고 있다. 김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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