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내적 요소가 바로 컴퓨터와 인터넷이다. 컴퓨터와 인터넷은 20세기 10대 발명에 포함될 정도로 현대 사회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컴퓨터와 인터넷의 발전으로 인해 전 세계는 동일 생활권에 속하게 되었으며, 지구 반대편의 정보가 실시간으로 전달되는 초연결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복잡성이 극대화되어가고 있는 초연결주의 시대에는 인간이 선형적 관점에서 생각해 낼 수 없는 현상들이 발생할 수가 있다. 이를 보통 ‘창발현상’이라 한다.
수많은 구성요소들이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다양한 상호작용을 서로 주고받을 때, 구성요소들의 특성에서 유추할 수 없는 거시적인 새로운 현상과 질서가 나타난다. 이 새로운 질서의 출현을 ‘창발(emergence)’이라 하며, 이로 인해 나타나는 질서를 ‘창발현상’이라 한다.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대표적인 창발현상은 2002년 월드컵 때의 붉은 악마의 출현과 요사이 대통령 탄핵을 주도하는 촛불집회이다. 수많은 인파들이 광화문에 모여들여 촛불 집회를 할 때, 누군가의 계획적인 조작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100만 명의 촛불집회는 절대로 누군가의 조작에 의해 발생할 수 없는 창발현상이다. 즉, 개개인의 특성을 뛰어넘는 새로운 질서가 바로 대규모의 촛불 집회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현재의 촛불 집회를 절대로 가볍게 봐서는 안된다.
김두환 인하대학교 물리학과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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