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파행 장기화…‘운영비 분담률’ 錢爭 애꿎은 학생만 피해

국내 두 번째로 송도국제도시에 개교한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가 운영비 부족에 따른 파행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인천시교육청과 연수구가 각각 당초 운영비 분담비율 조정 의사를 밝혔지만 합의점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학생들의 불편이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27일 시교육청과 연수구에 따르면 지난 3월 개교한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의 올해 운영비는 29억5천만원 가량으로, 지난 2012년 10월 시와 시교육청, 연수구 등 관계기관 협약에 따라 시교육청 50%, 시 25%, 구 25%를 각각 부담하기로 했다. 이에 따른 구 분담액은 7억3천800만원이다.

 

그러나 지난 2014년 7월 현 이재호 연수구청장이 취임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이 학교는 전국단위 모집으로 연수구 지역 학생에 대한 특별모집도 없는데다 연수구 지역 타 학교와의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며 지원이 불가하다고 통보한 것이다.

 

이렇다보니 개교 1년도 채 되지 않은 학교 운영은 파행을 겪고 있다. 도서구입비 부족으로 도서관에 책이 없고, 컴퓨터실 2곳 중 1곳에 컴퓨터가 설치되지 못했다. 융합공작 실습시설은 물론 축구장·농구장 골대도 없는 등 기본적인 시설도 부족하다.

 

이런 가운데 시교육청과 구는 최근 분담비율 조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시교육청은 당초보다 5% 낮은 20%씩 5년간 지원해줄 것을 구에 재요청했다. 5년 이후에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충당토록 하겠다는 장기 계획도 전달했다.

 

이에 반해 구는 올해는 협약대로 25%인 7억3천800만원을 지원하되, 내년 15%(5억2천700만원), 내후년 10%(4억1천만원)으로 분담률을 축소하겠다는 뜻을 전달, 시교육청과 견해차를 재확인했다. 오는 2019년부터는 단 한 푼도 지원하지 않겠다고도 덧붙였다.

 

이처럼 양 기관이 분담률 조정의 뜻을 내비쳤음에도 견해차가 워낙 커 접점을 찾지 못하다보니 향후 과학영재고 재심사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 아니냐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기관간 예산다툼에 애꿎은 학생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조속히 분담비율 조정 문제가 해결되야 한다”고 말했다.

 

구 관계자는 “구의 입장을 시교육청이 아직 받아들이지 않은 상태로 지속적으로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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